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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9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9-29 조회수 : 239

마르코 9,38-43.45.47-48 

 

사람 때문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  

 

 

오늘 복음에서 요한은 예수님의 제자가 아닌데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사람을 하지 못하게 말렸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라고 하십니다.

반면 당신을 믿는 이들을 죄짓게 만드는 사람은 마치 손과 같은 사람일지라도 잘라내고 눈과 같은

사람일지라도 뽑아내야 한다고 하십니다.

굉장한 포용력과 함께 굉장한 단호함을 보이십니다. 

 

우리는 어떻게 포용력과 단호함을 동시에 유지하며 사람의 애정과 미움에 흔들리지 않으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사실 이 능력이 한 사람의 미래를 좌우합니다.  

 

사람을 너무 쉽게 배척하는 것도 문제고 너무 쉽게 품는 것도 문제입니다.

끊어야 할 사람을 알고 품어야 할 사람을 아는 게 참 지혜입니다.

끊어야 할 사람을 끊지 못해도 망합니다. 베토벤과 같은 사람입니다. 

 

그는 조카 카를에게 집착하였습니다.

형수에게서 그를 빼앗기 위해 오랜 재판과정에서 매우 노쇠하였으며 카를이 자신을 싫어하여 자살 시도한 것 때문에 더 급격히 쇠약해진 그는 몇 달 뒤에 사망합니다.  

 

중국 항우란 인물은 품어야 할 사람을 품지 못해 망한 경우입니다. 중국 최초의 통일 국가인 진(秦)나라 시황이 죽자 두 영웅의 피할 수 없는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항우와 유방 간의 전쟁이었습니다. 

 

항우와 유방은 출신부터가 매우 다른 사람들이었습니다.

항우는 초나라의 반듯한 귀족의 집안에서 출생하였지만, 유방은 평범한 농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항우는 사람을 제압할 정도의 외모와 기개를 갖춘 영웅이지만, 유방은 한 마을 건달로 사람을 위압할 외모나 기개를 갖추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한나라를 세운 사람은 유방입니다. 포용력 때문입니다.  

 

젊은 시절의 유방은 지금으로 치자면 배운 것도 없고, 할 일 없이 매일 술만 마시고 사고나 치는 백수건달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던 유방은 함양에서 부역을 하다가 진시황의 행차를 보고 대장부란 저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뜻을 키웠습니다.

반면 개인 능력이 특출했던 항우는 자기 자신을 너무 믿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 대해 의심이 많았습니다.

이에 인재를 등용할 때 혈연관계를 매우 중요시하였습니다.

반면 유방은 하층민들도 필요한 부서에 배치할 줄 알았습니다.  

 

이 두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자세는 ‘꿈에 대한 의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목적이 분명하면 방법이 보이게 되어있습니다. 개울을 건너려는 마음이 생기면 그동안엔 관심 없던 배나 다리를 찾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진시황처럼 천하통일을 꿈꾸던 유방은 누가 품어야 할 사람이고 누가 맞서야 할 사람인지 명확히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항우는 자기가 곧 대의명분이었습니다. 그러니 많은 사람이 자신의 것을 빼앗으려는

사람들처럼 미심쩍게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누구를 품고 누구를 버려야 하는지 명확히 아는 방법은 ‘목적의식’에 있습니다.

사람은 두 부류입니다.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와 그것을 지켜보는 관객입니다.

배우는 대본이 있습니다.

관객의 반응에 따라 조금 흔들리거나 흥분될 수 있어도 그 대본을 끝까지 연기해야 합니다.

그러나 관객은 배우의 연기나 주위 사람들의 방해 때문에 많은 다양한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의 대본은 자기 자신입니다.

그러니 사람들의 반응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휘둘릴 수밖에 없습니다.  

 

 『보디랭귀지』 등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앨런 피즈와 바바라 피즈 부부는 많은 성공과 파산, 그리고 말기 암 등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항상 언제까지는 암을 극복한다, 언제까지 베스트셀러를 써서 재기한다는 등의 목표를 세우고 밀어붙였습니다.

전립선암 방사선치료로 정자가 생성되지 않고 아내는 마흔이 넘었는데도 자녀를 낳겠다는 계획도 세웁니다.

개나 키우라는 의사는 차버리고 고환을 빼내어 정자가 생성될 수 있게 수술해 주겠다는 의사는 자기편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목적을 달성했습니다.  

 

목적이 생기면 내 편과 아닌 사람이 명확히 구분됩니다.

돈 내고 방청석에 일단 앉았으면 무조건 내 편입니다.

그러나 연기에 방해가 되고 다른 사람들의 관람에 방해가 되는 사람은 끌어내야 합니다.

공연을 무사히 마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도 관객이 되지 말고 주인공이 되십시오.

그리고 대본을 받는 시간은 새벽 기도에서입니다.

하루를 주님께서 주신 사명을 수행하는 파견된 날로 살아야 합니다.

그러면 사람에 휘둘릴 일이 없고 같은 사명에 동참하는 많은 친구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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