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2주일
하느님 나라 맞이
[말씀]
■ 제1독서(지혜 6,12-16)
기원전 1세기 중엽, 한 유다인이 지혜문학적인 필체로 자신의 신앙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는 ‘지혜’를, 자기의 잔칫상에 초대하기 위하여 사람들을 찾아 돌아다니는 하느님의 살아 있는, “바래지 않고 늘 빛이 나는” 발광체로 소개한다. 사람의 마음속 깊이 자리하고 있는 이 지혜는 자신을 열정적으로 찾고 있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자신을 내어 줄 준비가 되어 있는 존재이다. 지혜는 생명과 기쁨의 원천인 것이다.
■ 제2독서(1테살 4,13-18)
초대교회 신자들은 승천하신 주님께서 곧 돌아오시리라는 기대 속에 살고 있었다. 그러나 다시 오실 주님을 뵙지 못하고 죽는 이웃들을 보면서 이들은 근심 속에 젖어 들기 시작한다. 이러한 신앙의 문제에 답을 주기 위하여 사도 바오로는 주님은 언제든지 오시는 분이라는 기본적인 확신을 심어준다. 그러니 신앙인들은 언제나 깨어 기도하며 하느님 안에서 온전한 삶을 살며 서로를 격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 복음(마태 25,1-13)
우리에게 구원은 보장되어 있다는 확신은 생각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확신은 안전보장이라는 세속적인 장치 속에 안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흔히 갖는 꿈이다. 세상의 종말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가운데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러한 헛된 꿈을 경계할 것을 촉구하신다. 구원에 대한 꿈은 늘 간직하되, 이 꿈을 현실화시키기 위하여 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주님의 오심을 언제나 깨어 기다려야 하며, 언제든지 그분을 영접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김]
■ 하느님 나라가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인의 근본적인 희망이며 그 희망을 채워주는 것임을 터득하고 있는 신자들에게 그 나라는 더 이상 수동적으로 기다릴 대상이 아니다. 적극성을 띨 수밖에 없다. 모든 삶이 그 나라와 그 나라를 향한 준비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성경 말씀을 열심히 듣고 묵상하고 실천하는 것, 미사성제에 참여하여 자주 성체를 모시며 주님과 하나 되고자 노력하는 것,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눈을 돌려 사랑 실천에 최선을 다하는 것, 이 모두 하느님 나라를 향하는 준비 자세이다.
■ 그리스도교 신앙인은 희망으로 새로워진 인간이다. 희망이란 사람들이 그것을 미리 맛보고 즐기도록 촉구하는 까닭에 희망 없는 삶은 불가능하다. 삶이 생명력을 띠게 되는 것은 어떠한 형태로든 희망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신앙인들은 늘 하느님 나라에 대한 희망을 안고 살아가기에 온몸으로, 그리고 열정을 갖고 그 나라를 기다리며 준비한다. 깨어 기도하면서 말이다. 우리는 이 지상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모든 이를 하느님 나라로 인도하는 구원의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기도와 희생을 아끼지 말아야겠다.
하느님 나라에 대한 희망을 키우는 신앙인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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