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루카16,9)
자선!
오늘 복음(루카16,9ㄴ-15)은 세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곧 '재물을 올바르게 이용하여라.'는 단락과 '하느님이냐, 재물이냐'는 단락, 그리고 '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들의 참모습'이라는 단락입니다.
오늘 복음의 핵심어는 '재물'입니다. '이 재물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들은 '부(재물)'를 하느님께서 주시는 복으로 여겼고, 인간의 불행과 가난은 그가 죄인이라서 하느님께서 벌을 내리신 결과라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바리사이들은 자신들의 의로움을 드러내려고 부지런히 돈을 추구했고, 그래서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고 선언하십니다. 그리고 이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라고 하십니다. 그러면 그들이 영원한 거처에서 우리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이 '가난한 이들에게 자선을 베풀라.'는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자선이 곧, 나를 살리는 구원 행위이며, 이것이 바로 재물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라는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부유하시면서도 우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시어, 우리도 그 가난으로 부유해지게 하셨네."(복음 환호송)
그렇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살리시고자 당신의 전부를 내어 놓으셨습니다.
'위령성월'입니다. 그리고 전례력으로 한 해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위령성월은 '비움의 성월'입니다.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를 묵상하는 성월'입니다.
우리는 올 때 빈 손으로 왔고, 갈 때도 빈 손으로 갑니다.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떠나갑니다. 그러니 끊임없이 채우려고만 하지 말고, 자선을 통해 비움의 삶을 살아가는 하느님의 자녀들, 예수님의 제자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다니 2,49)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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