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설문조사 기관에서 575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회사가 나의 재능을 잘 알아준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재능을 알아준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얼마나 되었을까요? 그렇게 높지 않았습니다. 겨우 25%였지요. 회사가 나의 능력을 충분히 알아주지 못한다고 느끼는 사람이 75%나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회사는 직원의 재능을 알아주어야 할까요? 재능을 알고 여기에 맞춰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업무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직원의 재능을 알아보려고 노력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회사를 위해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만을 바라봅니다.
예전에 직원 채용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성당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주말에도 출근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면접 중에 이를 이야기하니, 한 사람은 “주일에 일하는 것은 힘들 것 같습니다. 주일에는 쉬고 대신 평일에 정말 열심히 일하겠습니다.”라고 말했고, 다른 사람은 “당연히 제가 맞춰야죠. 뽑아만 주십시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누가 채용되었을까요? 회사가 나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가 회사에 맞춰야 채용될 수 있습니다. 우리와 주님과의 관계를 생각해봅니다. 주님이 내게 맞춰야 할까요? 아니면 내가 주님께 맞춰야 할까요? 주님께서 내 재능을 몰라준다고 불평할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을 따라야 합니다. 주님께서 내 뜻대로 해주지 않는다고 원망할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은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 앞에서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신 일을 기리는 날입니다. 그 자리가 너무나 영광스럽고 행복하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베드로가 나서서 여기에 지내면 좋겠다고 말하지요. 초막 셋을 지어서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거룩한 변모가 이루어지는 그 장소에 계속 머물러 지내는 것을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그저 제자들이 원할 뿐이었습니다. 해처럼 빛나고 옷이 빛처럼 하얘진 주님 모습에 하느님 나라에 머물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힘든 전교 활동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컸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뜻이 아니지요.
주님의 뜻에 맞추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그래서 하늘의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라는 소리가 났던 것입니다.
주님을 나에게 맞추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할 때입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님께 맞춰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주님과 함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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