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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23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4-23 조회수 : 276

부활 제3주일

십자가는 사랑의 승리 


[말씀]

■ 제1독서(사도 2,14.22ㄴ-33)

사도 베드로는 성령으로 충만하여 유다인들과 예루살렘 주민들을 향하여 목소리를 높인다. 그는 메시아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수난과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어 주님을 모른다고 한 적이 있었지만, 이제는 아직도 세속적인 메시아사상에 갇혀 있던 동족들을 향하여 그분은 예언자들이 예고한 참된 메시아였음을 선포한다. 사람들이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음으로 몰아냈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다시 살리셨으며, 자신은 다른 사도들과 함께 참된 증인임을 밝힌다.         

■ 제2독서(1베드 1,17-21)

그리스도교 신앙인들은 하느님께서 자신들을 구원하신 방법을 깊이 인식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를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은이나 금이 아니라 사랑의 선물, 곧 모든 이를 위하여 희생되신 어린양이라는 선물로 말미암아 구원되었음을 믿는 사람들이다. 예수님을 통하여 하느님은 언제나 자비로우신 분임을 깨달았기에 이제는 그분만을 마음에 모시고 살아야 한다. 곧 우리의 “믿음과 희망이 하느님을 향하는 삶”이어야 한다.

■ 복음(루카 24,13-35)

엠마오를 향하여 걸어가고 있는 두 제자는 주님을 만나기는 하나, 이스라엘을 해방해 줄 정치적인 메시아를 기대하고 있었던 그들로서는 그분을, 죽음까지 포함한 당신의 전 생애를 통하여 악의 세력에 대한 사랑의 승리를 역설해 오셨던 그분을 알아보지 못한다. 예수님이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특히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나누어 주실 때” 비로소 그분을 알아본다. 이로써 모든 것이 분명해졌다. 주님의 말씀을 들어 실천하고 성체를 정성껏 모시는 삶으로 힘을 얻어 이웃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한다.

       

[새김]

■ 그리스도교 신앙인은 하느님의 나라, 곧 예수님의 이 세상 오심과 세상의 구원을 위한 수난과 죽음과 부활 덕분에 누구나 살 수 있게 된 나라를 전한다. 그러나 우리는 자주 힘없는 이들의 짓밟힘과 곳곳에서 도움을 호소하는 가난과 피할 수 없는 비통한 죽음이라는 현실 앞에서 맥을 놓기도 한다.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 무엇인가를 희망한다는 것, 평화와 기쁨 속에 산다는 것은 여전히 가능한 일인가? 오히려 이러한 현실은 우리의 믿음이 허망한 것임을 알아차리도록 독려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러한 질문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비참하게 돌아가시고 난 다음 제자들이 던졌던 질문이기도 하다.        

■ 엠마오로 향하는 길에서 두 제자는 부활하신 주님의 도우심으로 눈을 열어 비로소 볼 수 있게 되었다. 주님께서 성경을 풀어 설명해 주실 때, 특히 빵을 들어 아버지께 찬미를 드리시고 난 다음 떼어 나누어 주실 때 눈이 열려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사랑은 언제나 승리한다는 진리를, 십자가의 죽음은 실패가 아니라 참된 승리였음을 깨닫기에 이른다. 죽은 것처럼 보였으나 그 죽음 안에서 새로운 생명이 이미 움트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하느님께서 이끄시는 인류의 역사는, 비참한 현실까지 포함한 인류의 역사는 그 참된 의미를 되찾는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렇게 늘 우리 가운데 있으며, 우리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이 나라를 선포해야 할 사명 앞에 선다.


사랑이 승리한다는 진리를 일깨워 준 십자가는 우리의 자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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