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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6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10-06 조회수 : 1126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주님의 기도’을 알려주십니다. 
제자들은 자발적으로 예수님께서 기도하는 것을 알려달라고 합니다.
여기서 특이한 것은 스승마다 기도하는 내용에 차이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세례자 요한대로 기도문을 가지고 있었고 예수님은 예수님대로 기도가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가 기도하는 내용이 우리 ‘수준’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그 수준을 자녀들이 본받습니다.
만약 내가 세속적인 것을 청하며 기도한다면 자녀들은 부모를 닮아 세속적인 것을 원하는 어른으로 성장합니다.
만약 다른 스승을 만나 부모가 전해준 욕구를 바꾸지 않으면 말입니다. 
 
나는 어떤 욕망을 갖기를 원합니까?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가지신 바로 그 욕망을 욕망해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 자녀가 가져야 하는 것을 욕망하셨습니다. 
그 내용이 ‘주님의 기도’에 있습니다. 
 
따라서 주님의 기도에서 청하는 것을 청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하느님 자녀가 욕망해야 하는 것을 욕망하기에
하느님 자녀입니다.  
하지만 자녀가 부모 외에 부모가 주는 돈만을 매일 청한다면 어떨까요?
부모는 필요 없고 먹을 거 차려놓고 사라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면 어떨까요?
부모는 주고 싶었던 것까지 주지 않게 될 것입니다. 
 
기도를 해도 응답이 없는 경우는 자녀로서 당연히 청해야 하는 ‘주님의 기도’ 내용이 아닌, 주님의 기도를 통해 돈이나 명예, 자녀의 성공 등을 청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하느님은 이용당하는 느낌을 느끼고 그 사람을 자녀로 취급하지 않으십니다. 
 
무언가 얻어내려면 먼저 부모가 원하는 것을 청하는 것입니다.
부모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녀가 청할 때 가장 기뻐합니다. 
먼저 그렇게 청하고 나면 받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부모가 자녀가 자신에게 청하기를 바라는 모든 것이 ‘주님의 기도’에 들어있습니다. 
 
수적으로 열세인 영국군과 우세했던 프랑스군이 전투를 벌인 적이 있습니다.
크레시 전투라고 합니다.
이때 영국군이 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당시 영국군은 18세밖에 되지 않았던 에드워드 왕자가 선봉 부대를 지휘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그의 아버지인 국왕은 강한 친위대를 높은 지대에 배치하고, 즉각 왕자의 부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필요한 준비를 하고 전투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어린 왕자는 심한 공격을 받고 위험에 처하여 그의 아버지에게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왕은 즉각 구조대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구조가 더뎌지자 왕자는 또 다른 사자를 보내어 즉각적인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왕은 왕자가 보낸 사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가서 왕자에게 나는 언제 구조가 필요한지 모르는 그런 미숙한 지휘관도 아니고 또 구조대를 보내지 않을 만큼
무관심한 아버지도 아니라고 왕자에게 전하게.”
 
왕은 적의 진영에 혼란이 생기는 것을 간파하고 왕자가 조금만 더 견디면 유리하게 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왕은 그날의 영예가 그의 아들의 것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왕은 아들에게 명성이 돌아갈 수 있을 때 지원부대를 투입할 작정이었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하느님께서 나에게 바라는 것이 곧 나도 아버지께 바라는 것이 되게 만드는 기도입니다. 
아버지는 우리가 적진에서 싸우기를 원하십니다. 그렇게만 한다면 아버지는 자신의 아이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주십니다. 
 
전교 1등 하면 스마트폰 사달라는데 안 사줄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먼저 스마트폰 사주면 전교 1등 해보도록 노력하겠다니 얻지 못하는 것입니다.
자기 뜻을 따라주는 자녀에게 아버지는 목숨까지 바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부모가 가장 사랑스러워하는 자녀는 자신의 원하는 것을 청하는 자녀입니다.
만약 자녀가 축구선수가 되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었는데, 자녀가 갑자기 “아빠, 나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가 되게 해 주세요.” 라고 한다면 아빠는 재산은 물론이요, 가진 모든 것을 다 털어 자녀를 도울 것입니다. 
 
손흥민 선수의 꿈은 처음부터 축구선수였습니다.
축구를 너무 좋아해서 형이 선생님에게 그냥 교실에 들어오지 말고 밖에서 축구만 하라고 쫓겨난 적이 있는데 그것을 그렇게 부러워했다고 합니다. 
 
이것을 본 아버지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손웅정 씨는 두 번이나 진짜 축구를 하려고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왜냐하면, 본인이 축구선수로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삶인지 알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도 축구선수였지만 키가 작고 볼 다루는 기초실력이 부족하여 힘들어하던 중 또 아킬레스건이 끊어져 축구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하니 아버지는 가진 모든 것을 아들에게 쏟아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은근슬쩍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아들이 이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도 했을 것입니다. 
 
아버지는 초등학교 운동장에 겨울만 되면 소금을 100포 이상씩 뿌렸습니다.
소금기가 있으면 눈이 와도 빨리 녹고 넘어져도 푹신해서 덜 다치기 때문입니다. 
눈이 와도 아버지는 먼저 와서 흥민이가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은 먼저 치워놓았습니다. 
흥민이는 당시 가지고 싶은 게임기가 있었습니다.
아마 플레이스테이션 같습니다.
 
그러나 집안 사정상 그 게임기를 사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이때 그 게임기를 놓고 슛을 하는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흥민이가 게임기를 탈 수 있도록 데리고 나가서 슛에 대한 속성 과외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게임기를 탔습니다.
게임을 하면 축구에 방해가 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축구를 위해 게임기가 자극제가 될 수 있다면 아버지는 그것까지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만약 축구는 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데 게임기만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였으면 어떨까요?
집안 사정상 절대 게임기를 사줄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주님의 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청하는 것이 먼저 그분의 꿈과 같아야 하고 더불어 받는 것은 그 꿈을 이루는데 자극제가 될 것들이어야 합니다. 
주님의 기도만 하십시오.
그러면 필요한 모든 것들은 생각만 해도 들어주십니다.
주님의 기도에서 청하는 것과 어긋나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곧,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 죄에서 벗어남입니다. 
 
디팩 쵸프라는 자녀들에게 ‘어떻게 하면 이웃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만을 생각하며 살라고 했습니다.
이웃을 행복하게 하고 싶은 욕망을 원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그것만 한다면 나머지는 아빠가 다 책임져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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