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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28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1-28 조회수 : 512
1월 28일 [연중 제3주간 화요일] 
 
< ​하느님을 두려워하면 사람이 두렵지 않다 > 
 
오늘은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의 기념일입니다.
당시 교회가 유럽에게 큰 권위를 행사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바티칸으로 들어오는 돈의 행렬을 보며 교황은, 베드로 사도가 성전에서 구걸하는
앉은뱅이를 보며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사도 3,6)
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옆에 있던 토마스 아퀴나스에게 “자, 보게. 저 긴 돈 수레 행렬을.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라고 말할 때는 지났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토마스 아퀴나스도 이렇게 대답합니다.
“물론입니다. 그러나 이제 ‘일어나 걸으시오.’하고 말하던 시대도 끝났습니다.” 
 
교회에 순종해야 합니다.
그러나 교회에 순종하기 위해 내 안의 진리에게까지 재갈을 물려서는 안 됩니다.
무엇보다 큰 권위는 나에게 진리를 선포하도록 내 안에 진리를 넣어주신 하느님이십니다. 
 
진리가 사람 안에 담기면 그 진리가 터져 나오는 것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것 때문에 박해를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박해가 무섭다고 진리가 터져 나오는 것을 멈추면 그것은 진짜 진리가 아닙니다.
사람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수산나가 못된 노인 두 명에게 누명을 쓰고 죽음을 당하게 생겼습니다.
그런데 어린 다니엘에게 하느님의 말씀이 내렸습니다.
그러자 다니엘은 이렇게 외치며 온 이스라엘의 권위에 도전합니다. 
 
“나는 이 여인의 죽음에 책임이 없습니다.”
그리고 다니엘은 온 이스라엘 사람들 앞에서 수산나를 변호하고 수산나를 모함한 두 노인의 죄를 밝힙니다.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다 모인 가운데 스테파노에게 환시가 나타납니다.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 있고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사도 7,55)
그러자 그들은 큰 소리를 지르며 귀를 막고는 스테파노를 돌로 쳐 죽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죽으신 이유를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죽을 수 없기 때문이다.”(루카 13,33)라고 하십니다.  
 
예언자는 자신이 죽는 줄도 모르고 진리를 선포합니다.
그러니 죽는 것을 두려워하면 예언자직을 온전히 수행할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군중들을 가르치고 계셨습니다.
그때 예수님의 가족들이 예수님을 찾아옵니다.  
 
마르코 복음에서 “이 소식을 들은 예수의 친척들은 예수를 붙들러 나섰다.
예수가 미쳤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기 때문이다.”(마르 3,21)라고 한 것처럼, 분명 예수님의 입에 재갈을 물리기 위해 찾아온 것입니다.  
 
당연히 성모 마리아께서는 그 친척들에게 자식을 잘못 키웠다고 비난을 받으며
끌려오셨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은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라고 반문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당신께서 가르치시는 진리는 핏줄도 막을 수 없는 것임을 밝히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신께서 진리를 증언하시는 것은 바로 아버지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권위도 진리를 선포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어두운 데에서 말하는 것을 너희는 밝은 데에서 말하여라.
너희가 귓속말로 들은 것을 지붕 위에서 선포하여라.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키실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 
 
우리 안에 심겨진 진리를 선포함에 있어서 내가 핏줄이나 권위 등에 짓눌려 두려워하지는 않는지 살펴봅시다.
저는 가끔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이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물론 방법상 문제가 있지만 적어도 그들은 두려움 없이 선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두려워하면 하느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고, 하느님을 두려워하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내가 진리를 두려움 없이 선포하고 있어야 내 안에 진리가 머무시는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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