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9일 [부활 제2주간 월요일]
독서 : 사도행전 4,23-31
복음 : 요한 3.1-8
< 성령이 마음에 닿으면 감사가 자란다 >
스웨덴의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은 돈에 눈이 먼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젊은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하면서 세계적인 거부가 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신문에 자신이 죽었다는 기사를 보게 됩니다.
“죽음의 사업가이자 파괴의 발명가인 다이너마이트의 제왕이 어젯밤 사고로 죽다!”
사람들은 이렇게 평했습니다.
“죽음을 만들던 사람이 드디어 죽었군!”
노벨은 오보 기사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이 죽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이에 그의 마음이 내려앉았고 그는 새 사람이 되었습니다.
가진 재산을 전부 인류를 위해 환원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노벨상’입니다.
죽음 없이 새로 태어나지 못합니다.
죽음은 우리를 새로 태어나게 합니다.
새로 태어나면 죽은 다음에 가져갈 수 없는 모든 것을 내어놓을 줄 알게 됩니다.
마치 관 속에서 사는 사람과 같습니다.
관 속에 가지고 들어갈 수 없는 것은 모조리 내어줄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역사상 세계 최고의 부자라는 록펠러도 항상 돈을 부족하게 여기던 사람이었습니다.
돈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십일조를 바쳤지만 그러면 더 많은 돈이 들어올 것이라는 속셈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47세 때 온 몸이 말라가며 모든 털이 다 빠져버리는 희귀병에 걸립니다.
의사는 앞으로 1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그리고 벽에 걸린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읽고 돈이 없어 수술을 못하는 한 아이에게 수술비를 대줍니다.
그 아이에게 감사편지를 받은 록펠러는 처음으로 참 행복을 느낍니다.
그렇게 그도 내어놓을 줄 아는 사람이 됩니다.
뉴욕의 리버사이드 교회가 그렇게 록펠러의 후원으로 지어지게 되었고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한 재단도 설립됩니다.
록펠러는 97세까지 삽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새로 태어남’에 대해 니코데모에게 설명해 주십니다.
니코데모는 새로 나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육체적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육에서 태어난 것은 육이고 영에서 태어난 것은 영이다.”라고 하십니다.
새로 태어나는 것은 육체가 새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영으로 새로 난다는 뜻입니다.
영은 영혼의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하는 인간의 마음입니다.
그러니 마음이 바뀌는 것이 영으로 새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이전 마음이 죽고 새로운 마음으로 태어나는 것이 영으로 새로 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마음이 무너지는 일을 겪어야만 합니다.
17세 소녀가 남자친구와 함께 있다가 괴한에게 야구방망이로 무참히 맞아 남자친구는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소녀는 심한 부상을 입습니다.
성한 곳이라고는 발밖에 없었습니다.
한 쪽 눈은 아예 실명하고 몸도 10여 년간 50여 차례의 수술을 받아야했습니다.
괴한은 60년 형을 받았지만 그에 대한 증오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밤마다 괴한에 휘두르는 야구방망이에 맞는 악몽에 시달렸습니다.
괴한에 대한 저주가 마음속 깊숙이 똬리를 튼 탓에 걸핏하면 동료들에게 화를 내어 한 직장에 오래 머물 수 없었습니다.
결국 친구들도 모두 떠났고 나중에는 가족마저 그녀를 피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습니다.
피골이 상접한 채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죽어가는 사람의 얼굴이었습니다.
‘이러다 이렇게 내 인생이 끝나겠구나.
그러면 어머니를 돌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녀는 불행했던 과거를 깨끗이 잊어버리지 않는 한 영원한 저주 속에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외면하던 교회를 찾았습니다.
실로 오랜만에 하느님을 부르는 순간,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한참 눈물을 쏟고 나니 가슴이 후련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퍼뜩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도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해보았습니다.
나도 감사한 게 있을까?
남자 친구는 죽었지만 나는 마음대로 움직이는 팔다리를 가지고 있다.
한쪽 눈도 잘 보인다. 정신도 멀쩡하다.
이것만으로도 감사하지 않은가?’
그러자 신기하게도 온 몸에 따뜻한 기운의 전류가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죽었다 살아난 거죠. 감사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선물 받은 겁니다.”
그녀의 생활은 놀랍도록 달라졌습니다.
활달하던 성격이 되돌아왔고, 친구들도 다시 돌아왔습니다.
새로운 직장도 생겼습니다.
[참조: ‘마음을 비우면 얻어지는 것들: 인생은 연극임을 깨닫는 순간’, 김상운, 21세기북스]
모든 인간은 본래 불만족이 지배하는 마음의 상태로 탄생합니다.
그래서 아담과 하와도 선악과로라도 자신의 불만족을 채워보려 한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그 불만족한 마음을 ‘감사’로 새로 태어나게 하십니다.
마음에서 감사가 나올 때마다 인간은 새로 태어납니다.
이를 위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고 계신 것입니다.
누군가 나를 위해 죽지 않으면 감사가 나오지 않습니다.
십자가에서 쏟아지는 피가 곧 성령입니다. 성령께서 들어오시면 사랑과 기쁨과 감사의 마음이 생깁니다.
지금 감사하다면 예수님의 피로 새로 난 사람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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