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사순 제4주간 월요일]
복음: 요한 5,1-16
< 콤플렉스 있는 사람은 타인과 경쟁하고, 없는 사람은 자신과 경쟁한다 >
이영자씨가 한 TV 프로그램에서 군인들에게 강연한 내용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이야기는 ‘거북이는 질 게 뻔한데 왜 토끼와의 달리기 경주에 참가했을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콤플렉스 이야기를 합니다.
자신은 생선가게 딸이었기 때문에 항상 몸에서 비린내가 났다고 합니다.
친구들이 무슨 냄새 맡는 시늉만하면 숨고 싶고 싸우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남아선호사상이 심했던 어머니 밑에서 닭다리나 날개를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콤플렉스는 자꾸 남을 의식하게 만들어 무엇을 하더라도 지치고 쓰러지게 만든다고 합니다.
타인들이 자신에 대해 하는 말이나 행위를 왜곡해서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이영자씨는 다만 닭 한 마리를 자신이 다 먹는 게 꿈이었고 그것을 보며 지금까지 달려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장병들에게 콤플렉스를 극복하라고 말해줍니다.
거북이가 이길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거북이는 콤플렉스가 없었기 때문’이랍니다.
거북이는 토끼와 경주하려던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경주하려 했던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이기려는 사람은 환경이나 결과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을 극복하는 즐거움으로 살아갑니다.
그래서 토끼가 저 앞에 가도 거북이는 그저 또 한 발을 내디딜 뿐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서른여덟 해나 앓는 사람을 만나십니다.
그리고 그에게 “건강해지고 싶으냐?”고 물으십니다.
건강해지고 싶지 않다면 그 오랜 기간 동안 그 곳에 나올 리가 없습니다.
이 너무나 당연한 질문에 병자는 이상한 대답을 합니다.
“선생님, 물이 출렁거릴 때에 저를 못 속에 넣어 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는 동안에 다른 이가 저보다 먼저 내려갑니다.”
그냥 그렇다고 대답하면 되는데 자신의 병이 치유되지 않는 이유를 댑니다.
자신을 넣어줄 이가 없어서 평생 남이 치유가 되는 것만 바라보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남의 핑계를 대는 그에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하고 말씀하십니다.
일을 시키시는 것입니다.
그러자 그가 곧 치유되어 자신의 들것을 들고 갑니다.
예수님은 기적을 행하시며 동시에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시키십니다.
어쩌면 앉은뱅이가 된 것은 앉은뱅이가 아닐 때도 앉은뱅이처럼 아무 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 제임스 클리어는 고교 시절 촉망받던 야구선수였습니다.
그러나 연습 중 동료의 실수로 날아오는 배트에 얼굴을 맞는 큰 사고를 당합니다.
심정지가 세 번 일어나고 걸을 수조차 없게 되었습니다.
그는 절망만 하고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습니다.
아주 작은 일이라도 반복해서 하자고 생각하고 조금씩이라도 걷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6개월 만에 운동을 할 수 있게 되었고 6년 후에는 대학 최고의 남자 선수가 됩니다.
물론 지금은 파워 블로거, 기업가, 베스트셀러 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어떤 사람은 어려움이 처했을 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기보다는 그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는 핑계를 찾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아무 일도 하지 않습니다.
그런 식으로는 삼십팔 년이 아니라 삼백팔십 년이 지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우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야합니다.
그러면 기적이 일어나듯 불가능한 것까지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옛날에 한 남자가 자신은 산을 불러서 산을 자신 앞에 오게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모이자 그 시범을 보이겠다고 하고 산을 불렀습니다.
“산아! 내 앞으로 와라!”
산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더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산아! 내 앞으로 와라!”
역시 산은 꿈쩍도 안 했습니다.
사람들이 비웃기 시작했습니다.
“산아! 네가 내 앞으로 오지 않겠단 말이냐? 그럼 내가 너에게로 가겠다.”
예수님께서 안쓰러워하시는 것은 누구나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그것은 하지 않고 남만 의식하며 핑계를 댄다는 사실입니다.
아담과 하와도 그랬습니다.
우리는 원하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습니다.
이시도르 성인은 백과사전을 쓸 정도로 광대한 지식의 소유자였습니다.
이 때문에 그를 ‘중세기의 스승’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사람들이 그 광대한 책을 어떻게 저술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매일 썼습니다.”
지금 내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나를 바꿀 수는 있습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순간부터 말입니다.
내가 바뀌면 세상도 바뀝니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도 찾으면 반드시 있습니다.
이것이 기적의 시작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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