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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12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9-12 조회수 : 400

9월12일 [연중 제23주간 수요일] 
 
독서 : 코린토 1서 7,25-31
복음 : 루카 6장 20-26 
 
< 광대의 눈물 >

어느 나라에 아주 예쁜 공주가 살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공주가 왕에게 달을 따다 달라고 보채기 시작했습니다. 
왕과 왕비는 공주에게 “달은 딸 수 없는 거란다.” 하면서 설득했습니다. 
그러나 공주는 들은 채도 하지 않고 졸라댔습니다. 
끝내는 병적인 증세까지 보이게 되었습니다.
왕은 유명한 학자나 의원을 불러들이는 등 온갖 노력을 다하였습니다.

학자들은 “공주님 달은 너무 멀리 있어 가까이 다가설 수도 없습니다. 
달은 너무 커서 가까이 갔다 하더라도 따올 수 없습니다. 
더 이상 달을 생각하지 마십시오.”라고 설득하였습니다.  
 
그러나 공주는 자기의 뜻을 굽히지 않았고 조금씩 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공주와 친하게 지내던 광대가 나타나 전후 사정을 알고는 몇 가지 질문을 하였습니다. 
 
“공주님! 달은 어떻게 생겼습니까?”
“달은 동그랗게 생겼지 뭐.”
“그럼 달은 얼마나 큰가요?”
“바보 그것도 몰라? 달은 내 손톱만하지. 손톱으로 가려지잖아.”
“그럼 달은 어떤 색인가요?”
“달이야 황금빛 나지.”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가서 달을 따올 테니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공주의 방을 나온 광대는 손톱 크기만 한 동그란 황금 구슬을 만들어 공주에게 가져다주었습니다. 
공주는 곧 병이 나았습니다.

광대는 남을 웃기기 위해 눈물을 흘리는 사람입니다. 
남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자신은 피눈물을 흘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웃기보다는 공감하고 기쁘기보다는 눈물을 흘리기를 선택한 광대만이 공주의 병을 고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광대의 눈물은 기쁨으로 바뀝니다.
참다운 광대는 눈물을 흘리기는 하지만 기쁘기 위해 우는 사람입니다.

인생은 반전의 연속입니다. 
그러니 지금 슬퍼하는 사람이 기쁠 준비가 된 사람입니다. 
항상 웃고만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지금 웃는 사람은 슬퍼질 준비가 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금은 억지 같지만 항상 기쁘고 싶다면 항상 슬프면 됩니다. 
너무 기뻐하지 마십시오. 
주위엔 슬픈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나의 웃음소리가 그들에게 더 큰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도 우리에겐 광대이십니다. 
하느님은 인간을 행복하게 하시기 위해 눈물을 흘리시는 분이십니다. 
그렇다고 하느님이 불행한 분은 아니십니다. 
하느님은 행복 자체이십니다. 
참 사랑을 위해 눈물 흘릴 줄 모르는 사람이 참으로 불행한 사람입니다.

대부분 말의 실수는 웃고 떠들 때, 기분이 좋을 때 나옵니다. 
이때는 교만해져 있는 때입니다. 
남이 나를 좋게 말할 때도 그렇습니다. 
이때 교만해지면 무슨 말이 나올지 모릅니다. 
너무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많은 이들이 지옥으로 떨어지고 그 중에 우리 가족이나 친척, 친구들도 있는데 무엇이 그렇게 기쁘겠습니까? 
게다가 나도 그렇게 잘 살지 못하는데 몇 마디 칭찬을 들어서 기뻐한다면 그들이 정말 얼마나 우습게보겠습니까?

항상 슬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슬퍼하려고 해도 마음 안에서 솟아나는 기쁨을 어찌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기쁨은 그것 하나로 충분합니다. 
기쁨은 성령께서 주시는 것이어야지 사람들에게서 오는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세상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는 사람은 참으로 가벼운 사람입니다. 
예수님도 그리 많이 웃지는 않으셨을 것입니다.
그분 앞에는 항상 십자가가 놓여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는 “행복하여라, 지금 우는 사람들! 너희는 웃게 될 것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이 복음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사라져가는 이 세상에서 이런 자세로 살라고 충고합니다.
“이제부터 아내가 있는 사람은 아내가 없는 사람처럼, 우는 사람은 울지 않는 사람처럼, 기뻐하는 사람은 기뻐하지 않는 사람처럼, 물건을 산 사람은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처럼, 세상을 이용하는 사람은 이용하지 않는 사람처럼 사십시오. 
이 세상의 형체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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