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발견된 장발 화백의 김대건 신부 초상화,
수원교구에 기증
▲ 김대건 신부 초상화 기증식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이상돈 신부, 박찬호 신부, 이용훈 주교, 이경우 씨
한국 가톨릭 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장발(루도비코·1901~2001) 화백의 ‘김대건 신부 초상화’ 기증식이 7월 5일, 오후 2시 수원교구청에서 열렸다.
장발 화백은 1920년 19세 나이에 ‘김대건 신부 초상화’ 작품 두 점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가톨릭대학교 전례박물관에 소장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한 점만 공개되어 왔다.
이번에 기증된 초상화는 공개되지 않았던 나머지 한 점으로 장발 화백이 1920년 5월 용산신학교 교장 기낭 신부 은경축을 기념해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송란희(가밀라) 학술이사는 이번 초상화를 발견한 계기로 1920년 장 화백이 그린 두 점의 김대건 신부 초상화에 대한 논문 ‘장발의 ′김대건 신부 초상화′ 연구-1920년 作 초상화 두 점을 중심으로’(「교회사연구」 60집)를 발표해, 장발이 1920년에 기낭 신부와 뮈텔 주교를 위해 김대건 신부 초상화 두 점을 그렸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상돈 신부(에두아르도·수원교구 이천 본당 주임)는 지난해 10월 이경우(스테파노·수원교구 분당야탑동 본당) 씨로부터 초상화를 기증받았고, 이번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기념일’을 맞아 수원교구에 전달했다.
129.7×97.5cm 캔버스의 유화로 그려진 초상화는 전달식 이후 수원가톨릭대학교에 전시될 예정이다.
이용훈 주교는 “자칫 초야에 묻혀 영영 빛을 잃을 뻔했던 감히 그 가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의 국보급에 속하는 김대건 신부님의 초상화가 우여곡절 끝에 오늘 수원교구에 오게 된 감격적인 순간을 함께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초상화를 잘 보존하고 기증해 준 이경우 씨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며 “소중한 것을 내어주신 그 깊은 신앙심과 너그러운 마음을 수원교구는 잊지 않고 길이 기억하겠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어 “이 초상화가 수원교구의 의미 있는 문화적 유산으로 자리 잡도록 수고를 해준 이상돈 신부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 성화를 보면서 많은 이들이 성 김대건 신부님의 영적인 삶을 본받아 신앙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증식을 준비해 온 이상돈 신부는 “이 초상화가 오늘같이 김대건 신부님을 기념하는 뜻깊은 날에 빛을 볼 수 있어서 너무나도 영광스럽다.”며 “한국 천주교 역사에 아주 소중한 문화 자산으로 기록될 것이며 무엇보다도 미래의 사제들을 양성하는 신학교에서 신학생들의 표상으로 함께 할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으로 이 초상화가 전시되는 수원가톨릭대학교의 박찬호 신부(필립보·수원가톨릭대학교 총장)는 “수원가톨릭대학교에 정하상 성인과 김대건 성인의 성인상과 유해가 있으나 초상화는 정하상 성인만 있다.”며, “이번 김대건 신부님의 초상화를 신학교로 모시면 이제 두 성인의 조화가 완성된다. 이 귀중한 초상화를 신학교에 모시게 되어 굉장히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제양성을 밟는 신학생들이 김대건 신부님의 초상화를 보며 장차 김 신부님을 닮은 사제로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을 다지는 모습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기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며 애써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한편, 장발 화백은 한국 천주교회의 첫 성미술 작가로, 1946년 서울대학교 미대 초대 학장을 역임하면서 교육자이자 미술행정가로서 한국 미술교육의 초석을 마련했다.
또한, 한국 최초의 성화작가로서 공로를 인정받아 1996년 제1회 가톨릭 미술상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 장발 화백이 그린 김대건 신부 초상화.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일부 훼손된 것으로 추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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