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임신부와 보좌신부들이 가정 이뤄 만들어가는 유튜브 <사인가족> 한 장면.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서종빈 앵커
○ 출연 : 최재철 신부 / 수원교구 성남동본당 주임, 유튜브 `사인가족` 출연
[인터뷰 전문]
사제들이 가상의 가족이 되어 가정소공동체모임을 시도했는데요, 신자들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수원교구 사목연구소와 복음화위원회가 기획한 <사인가족>의 첫 가족 복음나누기가 지난주일 유튜브를 통해 방송됐는데요, 사제들의 유쾌하고 울림 있는 나눔이 가족들의 신앙과 영적 성장을 이끈다고 합니다.
<사인가족>에 직접 출연하시는 사제 한 분 만나보죠. 28년차 사제이신 수원교구 성남동본당 주임이신 최재철 신부님 연결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재철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사제들이 가상 가족이 되어 가족 신앙체험과 복음나누기를 한다는 발상이 그야말로 신박한 도전인데요, 어떻게 이 같은 새로운 사목에 도전하게 된 건가요?
▶저는 출연진으로서 사실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요. 기획한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까, 코로나19 때문에 가족들이 집에 함께 있는 시간은 많아졌지만 예전처럼 열심한 신앙인 가족처럼 가족들이 함께 기도하는 시간은 별로 없는 것 같아서 그런 기회를 만들려고 한 것 같아요.
▷저희가 방송이나 영화를 보게 되면 아무리 좋은 내용도 배우가 누구냐에 따라서 흥행의 성패가 좌우되잖아요. 어떤 신부님들이 가상의 가족을 이루고 계신지, 그리고 캐스팅은 어떻게 되셨는지, 또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 모두가 사실 궁금하거든요.
▶다른 신부님들은 어떻게 캐스팅됐는지는 제가 모르겠어요. 저는 후배 신부, 특히 편집을 하는 신부님이 부탁을 해왔어요. 자세히는 모르고 이런저런 동영상을 만들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 후배 신부가 하는 일이라서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흔쾌히 동의는 했는데요.
나중에 생각해 보니까 저보다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 텐데 그런 사람을 찾아봤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굳이 저보고 해달라는 바람에 도와주는 마음으로 수락했습니다. 또 코로나 때문에 본당에서 할 일도 그리 많지 않아서 한가했고요.
▷연차가 다른 네 분의 사제들이 모여서 이렇게 가정을 이루면서 신앙생활을 하는 모습을 유튜브를 통해서 방송을 하고 계신데 신부님께서 최고참이시죠?
▶네, 그렇습니다.
▷아빠 역할을 맡고 계시던데요. 엄마 역할, 자녀 역할을 맡고 계신 신부님도 계신 거죠?
▶네.
▷보좌신부님들이 보면 까마득한 선배시고, 또 본당에서 제일 어려운 주임 신부님을 맡고 계신데 후배 신부들과 평소에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만날 기회가 있으셨습니까?
▶별로 없죠. 진솔한 얘기를 나누거나 만약에 피정에서 한 조로 묶여서 그런 이야기를 하기
전까지는 잘 안 되죠.
▷이번에 함께 촬영하시면서는 어떠셨어요.
▶다른 신부님들이 스스럼없이 친근하게 다가와서 저도 굉장히 좋았고요. 아마 촬영이 끝날 때쯤이면 굉장히 서로를 잘 아는 가족, 아빠는 아니고 친형제 같은 그런 사이가 될 것 같아요.
▷14년차 신부님께서 엄마 역할을 맡고 계시고, 5년차 되신 보좌신부님께서 자녀를 맡고 계신데 가정에 딸과 아들의 구분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첫 프롤로그에 나간 것처럼 1편에서 아빠는 어떻고 엄마는 어떻고 이런 내용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조금 나올지 모르겠지만.
▷신부님께서 요리도 좀 하시고 상당히 요리를 잘하시던데, 물론 편집을 했다고 하더라도 요리를 평소에 많이 하십니까?
▶영상에 나간 것처럼 요리는 평소에 잘합니다. 라면요리를 합니다.
▷지난 21일 사순 제1주일을 맞아 <사인가족> 첫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못 보신 분들을 위해서 어떤 내용인지 말씀을 해 주시죠.
▶본편으로는 첫 영상인데요. 영상을 찍을 때마다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아침을 준비합니다.
아빠 역할인 저부터 하는데요. 제가 아침을 다 준비하고는 가족들과 함께 ‘아침 식사합시다.’ 해서 아침 식사를 하면서 식탁에서 토크, 대화를 하는 거죠. 복음나누기보다 아마 식탁에서 대화하는 게 더 큰 비중이 있는 것 같아요.
식탁 대화 주제는 어렸을 때 크게 혼난 기억, 그리고 어떻게 부모님께 거짓말 안 하거나 말썽 안 부리게 되었는지 이런 것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복음나누기는 나중에 조금 나오는데 시간 관계상 7단계를 다 하진 못하고요. 복음을 읽으면서 내 마음에 들거나 생각이 났던 것들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평화방송 청취자 분들을 위해서 다음 편은 어떤 주제입니까? 예고 좀 해 주시죠.
▶다음 편은 벌써 찍었는데 갑자기 생각이 안 나는데요.
▷알겠습니다. 말씀하신 거는 ‘참된 회개’편인데 부모님께 처음 혼났을 때 기억을 더듬어서 아주 유쾌한 토크를 잘 시청을 했습니다.
30년 가까이 사목하신 신부님께서 아무래도 요즘 문화라든가 미디어 환경을 어색해하지 않으실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신부님께서 분위기 메이커로서 아주 웃음과 재미를 전담하고 계시던데요. 대본 같은 게 있습니까?
▶대본은 없고요. 식탁 대화 주제나 복음나누기는 정해진 주제와 복음 구절이 있습니다.
그걸 가지고 미리 생각해 보는 거죠. 이번에 촬영을 하면서 예능 프로그램이 어떤 것인지를 알았어요. 많은 분들이 동영상을 보시고 나서 ‘천주교 예능’ 같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이 계신데 함께 모여서 준비하고 촬영하는 시간이 보통 4시간, 5시간이 되는데 그중에 많은 부분이 편집되어서 사라지고 재미있고 의미있는 부분들만 15분 정도로 살아남는 거죠. 그래서 사실 두세 시간 정도 지나고 나면 힘들어서 진이 빠지는 것 같아요.
▷녹화하시고 촬영하시면서 많은 생각들을 복음적으로 하시네요.
신부님께서 진솔하고 격 없이 대화를 나누셔서 오히려 성당에서 제단에서 뵙는 그런 어려운 모습과는 다르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그러시더라고요.
▷본당에서 구역이나 소규모 단위로 소공동체모임을 할 때도 사제나 수도자 없이 신자들이 직접 이끌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가상으로 가족끼리 복음나누기를 해 보시니까 어떠셨습니까?
▶사실 저는 신부들끼리는 복음나누기를 한 적이 거의 없지만 피정 가서나 하고 그런 정도지만, 제가 사목하는 본당에서는 제가 형제 소공동체 모임에 돌아가면서 나가거든요. 그래서 교육 소공동체 모임이 어떤 건지 교육하고 함께 기도하려고. 복음나누기 지침대로만 하면 어렵지 않은데요. 어쨌든 구역에서 형제님들과 할 때가 조금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여기서 함께하는 신부님들이 더 격의 없이 해서 그런지 더 잘 되는데요.
▷신부님들의 <사인가족> 영상을 보면서 가정에서도 충분히 가족들이 모임을 할 수 있겠죠.
▶그럴 것 같은데요. 너무 격식을 갖춰서 하는 것보다는 제 생각에는 가끔 식탁에서 일주일에 한두 번 만이라도 주제를 준비해서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함께 저녁기도하고 그날 복음말씀 한 번 읽어보고 이 정도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가족들이 함께 식사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말씀인데, 요즘은 함께 식사하는 경우가 줄어서 그게 좀 안타깝죠. <사인가족>의 경험이 앞으로 본당 사목하시는 데 어떤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십니까?
▶새로운 가정 형태가 많아서 쉽게 한 가지를 갖고 다 적용시키기는 힘들잖아요. 어쨌든 가정에서 이야기하는 거, 신부들끼리 모여서 복음 나눌 기회가 별로 없고 힘든 것처럼 일단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조금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가정 신앙 활동에 대해서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는 말씀인데요. 사순시기를 시작으로 해서 앞으로 매주 <사인가족> 신부님들께서 가정 소공동체 모임을 영상으로 보여주시는 거잖아요. 지금 어떤 내용들을 쭉 준비하고 계십니까?
▶일단 얼개는 매 회차가 거의 비슷하고요. 식탁에서 나누는 대화 주제는 계속 달라지고요. 그리고 복음나누기는 주일 미사의 복음으로 하는 것이고 그 주일 저녁에 영상이 나가는 거죠. 내용들을 미리 다 공개하면 재미없지 않나요? 매 편마다 그 다음 편의 내용이 살짝 예고되는데 그걸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참된 회개’편이 나왔으니까 희생도 나올 거고 은총도 나올 거고 어떤 신비도 나올 거고 십자가도 나올 거고 여러 가지가 나올 것 같습니다. 기대를 해 보겠습니다.
신부님들께서 신학교에 들어가서부터 사목자로 살아가면서 하느님과 신자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시는데 이번에 <사인가족> 촬영하시면서 가족에 대해서 또 신부님께서 받으신 아버지의 자리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셨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네요.
▷어떤 시간이 되셨는지요.
▶저는 신부(神父)라는 표현이 무겁게 느껴져요. 그 안에 아버지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잖아요. 그래서 사실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려고 하지도 않고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주임 신부로 나가면 비슷한 역할을 본당에서 해야만 되잖아요. 처음 동영상 인터뷰에 나갔는데 제가 아빠 역할을 하니까 ‘당신에게 아빠란?’이라는 질문이 주어졌고 제가 답을 해야 됐습니다.
저는 허술한 아빠가 되면 좋겠다. 어리숙하더라도 자상한 아빠가 되면 좋겠다고 답을 했는데 요즘 밤에 잠을 잘 못자요. 본당에서 제가 어쩔 수 없이 아버지 역할을 해야 할 때 그 역할들을 잘하고 있었나. 어리숙하게 넘어가주고 그랬나. 그렇지 않았던 것 같아서 좀 잘난 척 하려고 하지 않았나.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않았나. 매일 밤 반성하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저도 신부님의 말씀 들으면서 아빠로서 아버지로서 반성을 해야 될 것 같은데요. 허술하면서도 자상한 아빠 되기가 상당히 힘들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튜브 동영상 보면 맨날 그런 거 나오잖아요. ‘구독’과 ‘좋아요’. 굳이 그런 거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알아들을 귀가 있는 분들은 알아들으시겠죠.
▷알겠습니다. <사인가족> 유튜브 여러분 많이 이용해 주시고 시청해 주시고 ‘좋아요’ 그리고 ‘구독’ 꼭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사인가족>에 출연하신 최재철 수원교구 성남동본당 주임 신부님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cpbc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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