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재무원 사무총장에 평신도를 임명했습니다.
또 교황청 재정 구조를 감독하는 재무평의회에는 여성 평신도를 대거 기용했습니다.
대대적인 교황청 개혁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4일 교황청 재무원 사무총장에 스페인 출신 평신도 막시미노 칼바레로 레도를 임명했습니다.
레도 신임 사무총장 지명자는 금융 전문가로, 미국의 보건의료 대기업 백스터 인터내셔널의 재무 책임자를 역임했습니다.
교황청은 "재무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하고, 교황청 재정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임 재무원 사무총장이 현재 주한 교황대사인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였던 점을 고려하면, 평신도 임명을 통해 전문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교황의 개혁 의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재무원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1월 설립한 부서로 교황청 각 조직의 재정 관리를 총괄합니다.
국무원과 인류복음화성, 사도좌 재산관리처 등도 재무 업무에 있어서는 재무원의 관리와 통제를 받습니다.
신임 레도 사무총장은 다음달 17일부터 교황청 부서의 재무 업무를 계획하고, 통제하고, 점검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레도 사무총장은 "평신도들은 교회 안에서 매우 중요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며 "재무 관련 경력을 통해 교황청 재정 투명성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간 교황청 개혁의 당위성을 역설하면서 평신도 역할 확대를 강조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 2019. 12. 21>
"변화에 대한 두려움에서 생기는 경직된 태도는 공동선의 토양에 말뚝을 박고 장애물을 설치함으로써 혐오와 불통이 심겨진 밭으로 만듭니다. 경직된 태도의 뒤에는 약간의 불균형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항상 기억합니다."
교황은 최근 교황청 기구의 재정 구조와 활동을 감독하는 독립 기구인 재무평의회 위원 15명 가운데 13명을 교체했습니다.
통상 8명은 추기경과 주교 등 고위 성직자가 임명되고, 나머지 7명은 관련 분야 전문가인 평신도가 임명됩니다.
고위 성직자 중에는 평의회 간사인 독일의 라인하르트 마르크스 추기경과 남아공의 윌프리드 폭스 네이피어 추기경만 유임되고 모두 바뀌었습니다.
특히 평신도 위원은 7명을 모두 교체했는데, 이 가운데 6명이 여성입니다.
신임 여성 위원들의 면면은 쟁쟁합니다.
은행과 금융, 자산관리, 국제법까지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대거 포진해 있습니다.
영국 출신 레슬리 제인 페러 위원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찰스 왕세자의 회계 담당자로 일했고, 루스 메이 켈리 위원은 영국 노동당 정부 교육, 교통, 여성평등 부처에서 고위직을 지냈습니다.
교황청 특정 조직에 여성들이 대거 기용되는 건 이례적인 일로 평가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황청 개혁 작업은 단호하면서도 유연하게 실행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앵커 리포트였습니다.
cpbc 맹현균 기자 maeng@cpbc.co.kr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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