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에는 일본으로 가보겠습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일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이죠.
하지만 일본에선 다시 한류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문학이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K-문학 붐과 함께 K-가톨릭문학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3월 출간된 김수현 작가의 에세이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입니다.
국내에 ‘나’ 트렌드 열풍을 일으킨 이 책은 국내에서만 100만 부 넘게 팔렸습니다.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이 읽은 책으로 알려지면서, 일본에서도 30만 부 가까이 팔리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완 작가의 에세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는 4수 끝에 대학에 합격하고, 다시 3년간 취업준비생 시절을 겪은 작가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자리를 잡기까지 굴곡진 삶을 담아낸 이 책 역시 일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K-문학은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필두로 한류 열풍의 새로운 장르로 떠오르며 일본 문학 시장을 파고들고 있습니다.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
“(K-문학이) 주로 젊은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었다는 것에서 우리가 한 가지 특징을 확인할 수가 있는데, 아무래도 페미니즘, 얼마 동안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렬하게 불었던 여성서사라던가 페미니즘 문학들이 사실은 일본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장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그러한 장르의 책들이 한꺼번에 폭발적으로 일본으로 많이 소개가 됐다라고….”
K-문학 붐에 힘입어 영성서적과 가톨릭 잡지의 일본 출간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성바오로딸수도회는 2006년 송봉모 신부의 저서 「상처와 용서」를 시작으로 일찌감치 일본 출판계에 진출했습니다.
수녀회가 최근까지 일본을 비롯해 해외에 도서를 수출한 사례는 23회에 이릅니다.
「가톨릭다이스트」와 「월간독자」를 발행하는 흰물결아트센터 윤학 대표는 지난해 말 「월간독자」 일본어판을 발행한 데 이어 일본 현지에 법인까지 설립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면 본격적인 일본 진출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론 서적이 대부분인 일본 가톨릭 출판계에서,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담은 「가톨릭다이제스트」와 「월간독자」는 벌써부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윤학 미카엘 / 흰물결아트센터 대표>
“일본에 삶 속에서 가톨릭 정신으로 사는 그런 분들의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자기 삶에 유익한 지, 자기 삶에. 그런 글을 일본에도 퍼뜨리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홍성남 신부가 지난해 펴낸 저서 「나는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도 내년 출간을 목표로 일본어판 기획이 한창입니다.
한국어에 능통한 일본인 일본 예수회 소속 나카이 준 신부가 우연히 홍 신부의 책을 읽고 일본어 번역을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홍성남 신부 /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일본에는 상담소가 없다고 그러더라고요. 자기 속내를 이야기하기 싫으니까 상담소는 없고 그 대신 통증의학이 발달했다는 거예요. 심리적인 문제를 억압을 하게 되면 그게 ‘신체화 증상’이라고 해서 몸에 병으로 나타나죠. 아무래도 사람은 자기 문제를 말로 해야 되거든요. 근데 말로 못할 때는 누군가가 글을 써서 주면 글을 보면서 대리 해소를 할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제 책을 일본 신자들에게 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국 출판물에 대한 높은 관심 속에 K-가톨릭문학의 저변도 점차 넓어지고 있습니다.
CPBC 이힘입니다.
cpbc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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