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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도 코로나19 비상] 한국교회, 특단 대책 내놔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0-02-26 조회수 : 2141

[교회도 코로나19 비상] 한국교회, 특단 대책 내놔

 

14개 교구, 미사 한시적 중단 선언… 교육·모임 등 취소
<2월 25일 현재>

대구대교구 선제 조치 후 대부분 교구도 지침 내려
주일미사 대신 대송 요청
염수정 추기경·이용훈 주교, 담화 발표하고 신자들 위로
“힘든 때일수록 서로 배려를”

발행일2020-03-01 [제3184호, 2면]

 

2월 20일 대구 성모당을 방문한 신자들이 개별적으로 기도를 바치고 있는 가운데, 왼쪽 입구에 코로나19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대구·경북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함에 따라 대구대교구는 3월 5일까지 미사는 물론 회합 일체를 금지한다는 긴급지침을 2월 19일 발표했다. 교구는 일선 성당 외에도 성모당을 포함한 교구 내 모든 성지에서의 미사를 중단했다. 사진 박원희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2월 23일에는 급기야 전염병 위기 경보가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한국교회 전체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상 유례없이 미사를 전격 중단하는 교구가 잇따르는 등 교회는 선제적으로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 사태가 악화되자 전국 16개 교구 모두 거의 매일 대응 강도를 높인 긴급 지침을 내놓고 모든 신자와 사제들에게 당부하는 한편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미사 중단 교구 잇따라

2월 25일 현재까지 모든 본당과 기관, 학교, 수도회, 성지 등 신자들과 함께 하는 미사를 한시적으로 전면 중단한 교구는 서울·대구·광주·전주·춘천·대전·부산·청주·인천·수원·마산·안동·의정부·군종 등 14개 교구다.(표 참조)

특히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이후 대구대교구(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코로나19와 관련해 가장 먼저 미사 중단 등 선제적인 조치에 나섰다. 교구는 대구·경북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2월 19일 긴급지침을 내렸다. 지침에 따라 교구 내 성당과 기관, 학교, 수도회, 기타 한티성지와 성모당, 관덕정과 같은 성지에서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가 2월 19일부터 3월 5일까지 전면 중단됐다.

성지순례 여행객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안동교구(교구장 권혁주 주교)는 2월 22일부터 3월 13일까지 신자들과 함께 하는 모든 미사를 중지했다. 신자들의 모든 모임 및 회합, 행사도 중단 조치했다. 특히 보건당국의 조치가 있기 전이라 할지라도 확진자와 접촉이 있었던 사람들은 스스로 자가격리하도록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교구는 확산 방지를 위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보건소 등 관할 행정기관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광주대교구(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도 2월 22일부터 3월 5일까지 미사와 모임을 중지했으며 이어 청주·부산·군종·마산 등 각 교구들이 속속 미사 중단 방침을 밝혔다.

서울대교구(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도 재의 수요일인 2월 26일부터 3월 10일까지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와 본당 내 모든 행사 모임을 중단했다. 염 추기경은 2월 25일 담화문을 통해 “병마와 싸우는 이웃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묵상하며, 기도와 희생 속에 사순 시기를 보내는 것 역시 신앙인의 몫”이라며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의 마음으로 하나가 되자”고 전했다.

수원교구(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2월 24일부터 3월 11일까지 미사와 모든 교육 및 행사, 단체 모임을 잠정 중단했다. 이 주교는 2월 24일 담화에서 “더욱 우리를 힘들고 지치게 만드는 것은 서로에 대한 불신과 배척”이라며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재난의 시기에 더욱 서로를 돌보는 데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미사·전례 관련 특별지침 내려

미사를 전면 중단한 교구를 포함해 아직 미사 중단 방침을 내리지 않은 교구들도 신자와 사제들에게 미사와 전례와 관련된 코로나19 예방 및 행동 지침을 내리고 이를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미사를 중단한 교구들의 경우 대부분 공통적으로 신자들이 미사 중단 기간 동안 가정기도에 충실하고 주일미사 대신 대송(代誦)을 바칠 것을 요청했다. 단, 본당에서 미사와 모임을 갖지 않는 경우라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성체조배 등 기도할 수 있도록 제한적으로 성당을 개방하되 입구에는 소독제를 비치하고 신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본당에 상주하는 사제들 역시 신자들의 미사 지향에 따라 개인적으로 매일 미사를 봉헌하되 마스크를 쓰고 손을 씻는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사순 시기 첫날인 재의 수요일(2월 26일)에도 미사와 예식을 생략하는 대신 단식과 금육을 지키도록 했다.

미사 중단 방침을 내리지 않은 교구들 역시 코로나19 의심 증상자는 확진 유무와 상관없이 주일미사에 참례하지 않고 집에서 묵주기도, 성경봉독 등으로 참례 의무를 대신할 수 있도록 했다. 미사 봉헌과 신앙생활 지침도 각 교구 또는 본당별로 내려졌다. 원주교구(교구장 조규만 주교)는 미사 중 ‘평화의 인사’ 등에서 악수, 포옹 등 신체 접촉을 피하라고 당부했다. 제주교구(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근거 없는 가짜뉴스를 피하고 정부와 제주도의 공식 대응 지침을 준수해 확진자와 감염 의심자들에 대한 혐오 대열에 동참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자”고 당부했다.


대구 남산본당 관계자들이 2월 20일 성당 입구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명의 긴급지침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사진 박원희 기자
■ ‘신앙생활’은 계속돼야

이 같은 코로나19 확산 사태 속에서도 신자들은 온라인과 기존 방송이나 지면 매체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신앙생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주교회의(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2월 21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 지침 공유’ 홈페이지(http://www.cbck.or.kr/COVID-19)를 개설했다. 이를 통해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교구 최신 공지 ▲문화체육관광부 공문 ▲보건복지부가 제공하는 국민예방수칙 ▲‘코로나19’ 공식페이지 링크 등을 볼 수 있다.

또 미사의 독서와 복음봉독을 위해 주교회의는 미사 기도문, 독서, 복음, 묵상 해설을 날짜별로 엮은 정기간행물 ‘매일미사’ 본문을 온라인으로 제공한다. 가톨릭평화방송(CPBC)은 미사에 참례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 ‘TV 매일미사’를 방송하고 있다. 주일미사는 오전 6시5분, 낮 12시5분, 오후 9시5분에 방송되며, 유튜브 영상은 당일 아침에 게시된다.

주일미사 참례와 고해성사 의무에 대한 한국교회의 사목적 지침은 주교회의 2014년 춘계 정기총회에서 승인된 ‘주일미사와 고해성사에 대한 한국천주교회 공동 사목방안’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교구 소식지인 주보도 계속 발행된다. 단,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가 중지된 교구들은 인쇄물 대신 PDF 파일을 홈페이지와 SNS에 게시하는 경우도 있다.

광주대교구와 부산교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로부터 보호를 청하는 기도’를 배포했다. 이는 1월 19일 필리핀 주교회의(CBCP)가 감염증 대응 지침 공문과 함께 발표한 기도문(Oratio Imperata)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 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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