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우현본당 황현 신부가 「하우현본당자료집」과 「볼리외 신부 자료집」을 들어 보이고 있다. |
1900년에 설립된 수원교구 하우현본당(주임 황현 신부)이 120년 본당사를 집대성한 「하우현본당 자료집」과 「볼리외 신부 자료집」 2권을 펴냈다. 수원교회사연구소가 2년 5개월여간의 작업 끝에 편찬한 자료집이다.
하우현성당은 서울과 경기도를 잇는 청계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 신앙 공동체가 생긴 것은 1866년 병인박해 이후이다.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외부에서 접근이 쉽지 않아 휴양과 공소 체험 등의 목적으로 외국인 선교사들이 자주 방문하던 곳이었다. 그래서 하우현본당은 왕림, 미리내에 이어 수원교구 세 번째 본당으로 설립됐다.
904쪽 분량의 「볼리외 신부 자료집」은 하우현본당 수호성인인 성 볼리외 신부의 서한과 순교 기록을 총망라해 놓았다. 특히 볼리외 신부 순교 보고서와 1866년 병인년 순교자 현황 등 급박했던 당시 박해 상황이 프랑스어 원문 판독 자료와 함께 게재됐다. 자료집에는 볼리외 신부가 △조선으로 떠나기 전 프랑스에서 주고받은 각종 서한 △프랑스에서 출발해 이집트를 거쳐 중국에 도착하는 여정 △조선 입국 이후 선교 행적과 신자들의 기록 △체포된 후 「포도청등록」 등 조선 정부가 남긴 심문 기록 등을 싣고 있다.
성 볼리외(1840~1866) 신부는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조선 선교 사제로 1865년 5월 11일 조선에 입국했고, 1866년 3월 7일 새남터에서 순교했다. 하우현본당은 1982년부터 성 볼리외 신부를 수호성인으로 공경하고 있다.
「하우현본당 자료집」은 본당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초대 샤플랭, 2대 르각, 3대 페랭, 4대 윤예원 등 역대 주임 신부들의 사목 서한과 신자들의 증언, 교회 언론의 기사, 교세 통계표, 하우현공소를 관할했던 왕림본당 알릭스ㆍ 페네 신부의 서한 등이 실려 있다. 본당 설립 과정부터 본당 발전사를 연대기 형식으로 정리해 놓았다.
주임 황현 신부는 “과거 신앙 선조들은 교육도 적게 받고 삶도 팍팍했지만, 하느님을 위한 신앙과 믿음의 깊이는 우리가 보고 배워야 할 게 너무 많다”며 “두 권의 자료집을 보고 우리 신앙생활의 뿌리와 역사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가톨릭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