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1) 들어가며 (상)
복음 따라 살아가려 수도생활 시작
발행일2020-01-01 [제3176호, 4면]
기도 중인 수도자.
가톨릭신문 수원교구는 2020년 새 기획으로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를 마련한다. ‘영성의 부재’라는 한국교회의 현실 속에서 여러 형태로 그리스도를 삶의 모범으로 삼고 좇았던 수도회들의 영성은 하느님의 복음 가치를 삶으로 구현해 가야 하는 모든 신앙인에게 하느님께 더 나아가도록 하는 윤곽을 제시할 것이다.
교구에 진출한 수도회들의 영성을 소개하기에 앞서 2회에 걸쳐 수도회와 수도생활의 역사, 수도영성 등에 대해 알아본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매월 퀴즈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 수도생활의 시작
수도생활은 창설자의 생애와 영성을 따라 하느님 사랑을 특별한 방법으로 증거하며 살아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초기교회 수도자들은 이 사랑 때문에 사막이나 광야로 나아갔고 복음을 철저하게 살고자 했다. 그리스도인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하느님을 찾는 것이라고 할 때 이런 수도자들은 그리스도교 영성의 토대를 이뤘다. 수도회의 영성을 안다는 것은 그렇게 복음을 살고 그리스도를 따랐던 다양한 길과 영성을 배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수도생활은 복음을 더 철저하게 삶으로 드러내려는 열망에 기원을 두고 있기에, 사도 시대부터 이미 동정 신분을 통해 수도 생활이 시작됐다고 본다. 사도행전 21장 8~9절에서 일곱 부제 가운데 하나인 필립보의 딸 중에 결혼하지 않고 여자 예언자로 주님 일에 헌신하였다는 대목이 그렇다. 또 그리스도의 오심을 준비한 요한 세례자와 동정 생활의 종말적 의미를 알린 바오로 사도는 수도자의 원형으로 여겨진다.
수도생활은 2세기 중엽 여러 지역에 현존하던 그리스도인 공동체에서 거의 동시 자발적인 형태로 출현한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이집트 사막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측한다. 이렇게 싹을 틔운 수도 생활은 팔레스티나 동부와 시리아 등지에서도 형성됐고 동방과 서방으로 두루 퍼졌다.
특히 은수자들 가운데 이집트의 성 안토니오는 ‘수도승들의 아버지’로 불리며 그의 복음적 생활은 제자들을 통해 전 교회에 퍼졌다.
성 바오로 6세 교황에 의해 유럽의 수호성인으로 선포된 베네딕토 성인은 서방교회 수도자들의 선조다. 처음에는 은수자였으나 529년 몬테 카시노에 수도원을 설립하고 「베네딕도 규칙서」를 펴냈다. 이 규칙서는 서방교회 수도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베네딕토 성인을 정점으로 수도생활의 전통이 수립된 것으로 평가된다.
베네딕토 성인 이후 클레르보의 성 베르나르도까지를 ‘수도자들의 시대’로 부르는데, 이 시기에 수도자들은 교회 내외적으로 큰 역할을 했고 지적·예술적·경제적·문화적 차원에서도 적지 않은 몫을 남겼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출처: 가톨릭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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