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때 북한군에 총살, 서울 도림동성당에 건립
▲ 서울대교구 정순택 주교가 이현종 신부와 서봉구의 삶을 기념하는 순교기념관 축복식을 집전하고 있다. |
6·25 전쟁 당시 북한군에게 총살당한 이현종(야고보, 1922~1950) 신부와 서봉구(마리노, 1926~1950)의 삶을 기념하는 순교기념관이 서울 영등포구 도림동성당에 건립됐다.
서울 도림동본당(주임 송영호 신부)은 19일 정순택(서서울지역 교구장 대리) 주교 주례로 순교기념관 축복 미사ㆍ축복식을 거행했다.
순교기념관은 건축 연면적 101㎡ 규모로, 경당과 유품 전시실로 꾸며졌다. 유품으로는 이현종 신부가 사용한 기도서와 묵주, 식기류 등이 전시됐다. 순교기념관의 외관은 이 신부와 서봉구의 성모님을 향한 사랑을 드러내는 돔 형태로 설계했으며, 두 사람이 흘린 순교의 피는 붉은 기와로 표현했다. 기념관의 창을 12사도를 상징하는 유리화로 꾸며 예술적 아름다움을 더했다. 순교기념관 건립은 이현종 기념사업회인 7ㆍ3회에서 기념관 건립을 제안한 후 2016년 1000만 원의 기금을 본당에 봉헌, 건축위원회가 구성되면서 본격화했다.
정순택 주교는 축복 미사 강론에서 “이현종 신부님이 성당을 지키다 공산군의 총을 맞으며 ‘내 몸은 당신들이 죽일 수 있어도 내 영혼은 빼앗아 갈 수 없을 것’이라고 하신 말씀은 영원한 생명이 하느님에게 달려 있음을 알려준다”면서 “하느님 사랑의 정점에 이른 두 분의 삶을 닮아가자”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난 이현종 신부는 1950년 사제품을 받고, 같은 해 4월 도림동본당 보좌로 첫 발령을 받았으나 한국전쟁으로 광명리 공소로 피신했다. 이 신부는 전쟁 발발 나흘 뒤인 6월 29일 성당을 돌아보기 위해 잠시 들렀다가 북한 공산군에게 총살당해 순교했다. 사제생활 79일 만이었다.
서봉구는 강원도 횡성에서 태어나 5살에 홀로 버려졌다. 횡성에 있는 보육원에서 자라다 1931년 세례를 받고, 16살에 도림동본당 2대 주임 정원진 신부가 성당으로 데려왔다. 이후 삼종을 치며 성당의 궂은일을 도맡았다. 그는 이현종 신부를 지키다 함께 순교했다. 두 사람은 ‘하느님의 종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에 포함된 순교자로, 시복 절차를 위한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http://www.cpbc.co.kr/CMS/newspaper/view_body.php?cid=731210&path=201808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