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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교구[보도] 환갑잔치 대신 온 가족이 장기기증 서약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05-12-09 조회수 : 1850
행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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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잔치 대신 온 가족이 장기기증 서약  
 
 
      

 

 

수원교구 수지본당 김복남씨 가정
 
 ┖대나무에서 대 난다┖더니 봉사자 집에선 봉사자가 나나 보다.

 지난 11월 환갑을 맞아 잔치 대신 온 가족이 장기기증을 한 김복남(카리타스, 60, 수원교구 수지본당)씨 가족.

 자랑할 일도, 소문낼 일도 아니라며 인터뷰를 한사코 마다하던 김씨를 겨우 설득해 만났다.

 "크게 가진 것은 없지만, 가진 것을 나누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지금까지 온 가족이 이렇게 건강히 잘 살아왔으니 이제는 베풀어야죠."

 김씨 환갑을 맞아 김씨 부부와 3남1녀 중 세 아들, 사위는 지난 주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 장기기증을 서약했고, 김씨는 시신기증도 약속했다. 또 성금 100만원을 강남성모병원 사회복지과에 불치병 어린이를 위해 써달라고 기부했다.

 "살아 있을 땐 겁도 나고 하지만 눈 감고 나면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했어요. 60년을 살았으니 인생을 정리해 놓아야죠."

 남편 주원식(대건 안드레아, 62)씨는 "아내가 다른 사람을 돕는 건 집안 내력"이라며 "장모님도 생전에 어려운 사람을 많이 도와 가톨릭봉사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주씨는 "이 사람이 나 몰래 어려운 사람 많이 도와줬어요. 처음엔 되게 서운했는데, 그 덕에 제가 여태껏 현직에 있으면서 이만큼 잘 지내는 것 아니겠어요?"라며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씨 부부는 "언제 떠날지 모르는데, 우리가 죽은 뒤에 기도하러 오는 사람이 없으면 어떡하느냐"며 퇴직 후에는 연령회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남성모병원에서 중환자실, 호스피스, 안내 등 자원봉사를 한 지 11년이 된 김씨. 그런 김씨를 보고 자란 딸 주언지(실비아, 31)씨도 방배동 까리타스복지관에서 이동목욕봉사를 하는 등 봉사의 대를 이어가고 있다.

 김씨는 "하느님께서 주신 몸을 그전엔 ┖내 몸┖이라고 생각하고 막 살았는데, 이제는 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기증을 결심했다"며 장기 기증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메마르고 건조한 세상에, 너무 인색하지 않고 나누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민경 기자  mksophia@pbc.co.kr


평화신문 기자   pbc@pbc.co.kr 
 850호
발행일 : 2005-12-11
  
 
(사진설명)
환갑을 맞아 장기기증을 서약한 김복남ㆍ주원식씨 부부가 손주들을 안고 환하게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