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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3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9-23 조회수 : 198

복음: 루카 8,16-18 

 

기적이나 환시, 특별한 체험, 그거 결코 좋은 것이 아닙니다! 

 

 

열심한 교우들 가운데, 기적이나 환시, 특별한 체험을 추구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분들 뵐 때마다 꼭 말씀드립니다. 

 

“그거 결코 좋은 것 아닙니다.

특별하거나 대단한 것도 아닙니다.

물론 주님께서 아주 예외적으로 어떤 특정한 사람들에게 그런 현상을 허락하십니다만, 그로 인한 기쁨과 황홀함은 한순간 뿐입니다. 

 

그 뒤로 남게 되는 것은 혹독한 고초와 오해, 편견과 십자가 길입니다.

그걸 묵묵히 감수해야만 하는 긴 여정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오늘 축일을 맞이하시는 오상의 비오 신부님이 딱 그러셨습니다.

그분은 사제가 된 지 1년이 지난 1911년 9월 7일부터 몸에 예수님의 오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현상이 반복되었습니다. 

 

놀랍게도 그 상흔은 50년간 지속되었습니다.

오상으로 인해 그의 일생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으며, 십자가의 길이었습니다.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유럽 전역으로부터 구름처럼 비오 신부님에게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비오 신부님은 매일 새벽 5시에 미사를 드렸는데, 사람들은 새벽 1시부터 몰려와서 큰 소리로 기도하며 성당문이 열리기를 기다렸습니다. 

 

교회당국에서는 그의 삶을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오 신부님에게 발생한 특별한 현상에 대해 보고를 받은 관구는 1919년부터 의사의 진단을 받게 했습니다. 

 

정말 괴로웠던 일 한 가지는, 안 그래도 오상으로 아프고 쓰려 죽겠는데, 의사들은 상처 위아래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가며 상처 내부를 들여다봤습니다.

그럴 때마다 비오 신부님은 천상의 비밀이 모독당하는 심한 죄책감에 빠져들곤 했습니다. 

 

비오 신부님은 1923년부터 공적 성무 활동이 정지되어 작은 수도원 경당에서 홀로 미사를 집전하게 되었습니다.

일체의 편지에 대해서도 답장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비오 신부님을 간절히 만나고 싶었던 3천여 명의 신자들이 격렬한 소동을 일으켰습니다.

그런 다음에야 비오 신부님은 다시 미사를 봉헌할 수 있게 되었고, 고백성사도 집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교회 당국이 비오 신부님에게 허락한 것은 오직 미사와 고백성사뿐이었습니다.

비오 신부님은 자신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미사와 고백성사를 온갖 정성을 다해 집전했습니다. 

 

1시간 넘게 지속되는 미사는 늘 감동으로 가득했습니다.

보통 사제들은 1분도 채 안 걸리는 거룩한 변화의 기도는 5분 이상 걸릴 때도 있었습니다.

온몸이 피와 땀으로 흥건해진 채 깊은 생각에 잠겨 기도를 드리는 그의 모습은 많은 이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비오 신부님께서 집전하신 미사에 참석했던 한 사제는 ‘머리털 나고 이렇게 감동적인 미사는 처음’이라고 고백했습니다.

자신의 본당으로 돌아간 그 사제는 자신이 봉헌했던 성의 없던 미사에 대해 크게 반성하면서, 지극정성을 다해 미사를 드리기 시작했답니다. 

 

우리와 똑같은 한 인간으로서 비오 신부님께서 예수님께서 받으셨던 오상을 똑같이 받았다는 것,

참으로 놀라운 기적이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그 기적보다 더 큰 기적이 그의 생애 안에 이루어졌습니다. 

 

비오 신부님께서 카푸친 수도자로서 보여준 무조건적인 순종과 한없는 겸손의 삶이야말로

가장 큰 기적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받은 오상으로 인해 숱한 오해와 중상모략을 받으면서 깊은 수도원 안에 유폐되곤 했지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뢰, 교회에 대한 신뢰, 장상에 대한 순명의 강도는 점점 더 커져만 간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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