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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6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9-06 조회수 : 181

루카 5,33-39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활짝 여신 새 포도주의 시대>



존경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등장으로 인해, 바야흐로 오늘 우리 가톨릭 교회는 새 포도주의 시대입니다.

그분께서는 몸소 극단적 청빈을 실천하고 계시면서, 동시에 우리 교회가 가난하고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가장 우선적으로 선택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계십니다.


뿐만 아니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천년 교회 역사 안에서, 제2의 성령강림이라고 할 수 있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이, 오늘 우리 교회 안에 다시 한번 재점화되기를 간절히 바라시며, 홀로 고군분투하고 계십니다.


세번째 권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를 통해 성성(聖性)의 보편성을 강조하시며, 성화의 길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활짝 열려있음을 재확인시켜주셨습니다.

동시에 평신도들은 교회 안에서 제3중대나 들러리가 아니라, 교회의 주역이요 주인공임을 역설하셨습니다.


수도회 출신 교황님답게 그분은 오늘날 우리 사회와 교회 안에 만연해있는 극단적 물질만능주의와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가슴아프게 바라보고 계십니다.

이 시대 다시 한번 필요한 것이 무소유 영성, 프란치스코 영성임을 파악하시고, 제2의 프란치스코 시대를 활짝 여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성전 울타리 안에만 안주해있지 말고, 부단히 세상 안으로, 가난하고 고통받은 민중 속으로, 이주민들과 난민 수용소로, 변방으로, 세상의 끝으로 나아갈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계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야심차게 새 포도주의 시대를 활짝 여셨지만, 안타깝게도 교회의 쇄신과 거듭남을 향한 그분의 간절한 갈망, 간절한 호소는 각 지역 교회에, 우리 공동체 안에 까지 도달하고 있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우리 교회가 너무나 오랜 세월 동안 타성과 무기력에 젖어 있어서 그렇습니다.

무사안일주의와 자기 만족에 빠져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간 우리 교회가 안주해왔던 ‘헌 가죽 부대’에 익숙해서 그렇습니다.


바야흐로 새 포도주의 시대입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묵은 포도주를 마시던 사람은 새 포도주를 원하지 않는다.”(루카 복음 5장 38~39절)


참 목자이신 교황님의 권고에 귀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우리네 신앙 여정의 명확한 길잡이가 되어 주시는 그분의 일거수일투족을 눈여겨봐야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개인비서 및 교황청 재무원 사무총장을 역임하셨던 알프레드 수에레브 대주교님께서 한국 주재 교황대사로 오셨습니다.

교황님과 동고동락하시며 지근거리에서 보좌하신 분이시라, 모든 면에서 교황님과 꼭 빼닮으셨습니다.

청빈, 겸손, 소탈, 환대...이런 훌륭한 분을 한국 교회에 보내주신 걸 보면 교황님의 한국 교회를 향한 사랑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잘 알수 있습니다.


2013년 7월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바티칸 내 바오로 6세 홀에서 전 세계에서 온 신학생들과 수도회 수련자들과의 만남을 가지셨습니다.

당시 청빈생활과 관련된 교황님의 말씀 중에, 알프레드 수아레브 대주교님에 대한 내용이 늘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저는 사제나 수도자가 최신형, 최고급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것을 볼 때 정말 마음이 안좋습니다.

제 비서 알프레드 수에레브 몬시뇰은 언제나 자전거를 타고 다닙니다.

정말 멋있어 보입니다.”


알프레드 수에레브 대주교님께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개인 비서 시절 겪으셨던 에피소드 역시 감동적입니다.


교황님이 되시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의 일이었습니다.

평소 신고 다니시던 교황님의 구두가 너무 낡기도 하고, 빛이 바래보여서, 몹시 안타까우셨던 알프레드 수에레브 몬시뇰께서는, 언제 한번 반짝 반짝 광이 나게 닦아드리고 싶었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 방으로 찾아가신 몬시뇰께서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교황님, 제가 교황님 구두 한번 닦아드리고 싶습니다.”

그러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펄쩍 뛰면서 그러셨답니다.  

 

“저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제 구두를 다른 사람들에게 닦게 한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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