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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2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8-22 조회수 : 213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복음: 마태 22,1-14 

 

성모님께서 천상의 여왕이 되신 이유는? 

 

 

저희 살레시안들은 저녁 식사 설거지가 끝나면 자동으로 모이는 곳이 있습니다.

야외에 서계시며 언제나 우리를 지켜보시고 도와주시는 ‘그리스도 신자들의 도움이신 성모님’ 상 앞입니다. 

 

한 형제의 선창으로 묵주기도를 시작합니다.

형제들이 함께 수도원 경내를 천천히 산책하면서 묵주기도를 바치는 이 시간, 하루 일과 중,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입니다. 

 

묵주기도가 끝나갈 무렵, 발걸음은 다시금 성모상 앞으로 향합니다.

기도 끝에는 어김없이 성모님 노래를 합창합니다.

“마리아 모후여, 어지신 어머니~”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입니다.

‘모후’라는 말은 ‘왕의 어머니’, 또는 ‘여왕’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께서 당신의 인류 구원 사업에 가장 충실히 협조하셨던 성모님의 머리 위에 빛나는 왕관을 씌워드린 것을 경축하며 ‘여왕’ ‘모후’라는 칭호를 붙여드렸습니다. 

 

묵주기도, 영광의 신비 바치실 때, 제일 마지막 5단은 어떤 신비를 묵상합니까?

“예수님께서 마리아께 천상 모후의 관을 씌워드림을 묵상합시다.”입니다.

일종의 대관식 장면을 묵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활삼종기도 첫구절은 어떻습니까?

“천상의 모후여, 기뻐하소서! 알렐루야! 태중에 모시던 아드님께서 알렐루야!”

보십시오! 여기서도 천상의 모후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성모님 성가 중에 아주 유명한 성가 있습니다.

“하늘의 여왕 되시는 오 마리아!” 매일 수도자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이런 찬미가를 부릅니다.

“여왕이시며 사랑에 넘친 어머니” 

 

보십시오. 하늘이 여왕이신 성모님에 대한 표현이나 이미지가 우리 그리스도인의 생활 속 여기저기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여왕’ ‘모후’라는 호칭은 단순하고 소박하신 성모님, 고향에 계신 우리 어머니 같은 성모님께 그리 잘 어울리는 호칭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주님은 언제나 모든 것을 거꾸로 뒤집는 분, 인간의 생각을 초월하시는 분이십니다. 

 

마니피캇 찬가의 내용처럼, 주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흩어 버리십니다.

권세있는 자들을 자리에서 내치십니다.

부요한 자들을 빈손 돌려보내십니다.

목에 잔뜩 힘주는 사람들, 잔뜩 폼 잡는 사람들을 바닥으로 내치십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한결같은 충실함으로 아들 예수님의 인류 구원 사업에 최선을 다해 협조하셨던 지극히 겸손하신 성모님께 큰 축복을 내리시어, ‘모후’‘여왕’이라는 영예로운 칭호를 부여하신 것입니다. 

 

우리의 성모님은 모후요 여왕이기는 하시지만, 동시에 한없이 겸손하신 여왕이십니다.

우리의 성모님은 이 한 세상 살아가면서 갖은 고통과 상처로 힘겨워하는 어린 양들을 측은지심의 눈빛으로 굽어보시고, 살뜰하고 극진히 챙기시는 봉사의 모후이십니다. 

 

승천하신 성모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천상 모후의 관을 받으신 후에도, 한결같이 자애롭고 온유한 모습으로, 죄인인 우리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시고 봉사하고 계십니다. 

 

교회가 성모님께 여왕이란 어마어마한 칭호를 붙여드린 이유는 그분이 하느님의 여종으로서 최선을 다하셨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의 생애는 가장 모범적인 신앙인의 모습을 우리에게 잘 보여주고 계십니다.

평생토록 침묵 속에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찾으셨고, 계속되는 고통과 십자가 속에서도 기도하고 희망하며 아들 예수님의 인류 구원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셨습니다.

이것이 여왕이 되신 이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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