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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0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8-20 조회수 : 260

[연중 제20주간 화요일] 

 

 마태오 19,23-30 

 

100배가 주어진다고 믿는 곳이 천국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부자가 하늘 나라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하십니다.

즉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반면 이렇게도 말씀하십니다. 

“내 이름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아버지나 어머니,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모두 백 배로 받을 것이고 영원한 생명도 받을 것이다.” 

 

하늘 나라는 행복의 나라입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 하늘 나라의 행복을 누리는 사람은 부자들이 아니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입니다.  

 

신학생 때 2주간 행려자들을 위한 서울에 있는 한 무료 급식소에서 봉사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무료 급식소라고는 하지만 돈을 200원씩 받았습니다. 없는 사람은 안 내도 되지만 아예 받지 않으면 행려자들의 자존심이 상한다는 것입니다.  

 

가끔 식사 후에 그들끼리 밖에 나가 싸웁니다. 제가 있을 때의 싸움은 신문지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그들에겐 이불 역할을 하는 그런 신문지가 전 재산입니다.

한 노숙자는 신문지를 많이 가지고 있었고 한 사람은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 없는 사람이 많은 사람 것을 하나 슬쩍 한 것입니다.  

 

저는 ‘과연 그들이 가난한 사람인가?’를 생각해보았습니다.

답은 ‘아니다’였습니다.

그들은 부자였습니다.

욕심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왜 욕심이 많을까요?

자신이 내어주는 것이 100배로 돌아옴을 믿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늘 나라는 내가 어느 환경에 있는지에 대한 믿음으로 결정됩니다.

같은 아이라도 고아가 있고 부모가 있는 자녀가 있습니다.

고아는 이 세상에서 자기 것을 내어놓아도 100배로 돌아온다고 믿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자녀는 부모에게 조금만 효도해도 100배로 돌아온다고 믿습니다.

부모가 있어도 가난할 수 있지만 그 아이는 천국의 기쁨을 누릴 수 있고, 좋은 고아원에 있어도 100배의 보상을 믿지 않는 아이는 그 집착 때문에 지옥에 삽니다.

사실 그런 아이는 가진 것마저 빼앗깁니다.  

 

우리는 이솝 우화의 ‘개와 그림자’를 잘 압니다.

한 마리의 개가 고기를 물고 가다가 물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 물에 비친 고기가 더 크다고 착각합니다. 욕심을 부린 개는 물속의 고기를 차지하려다 결국 자신이 물고 있던 고기를 떨어뜨려 잃어버리고 맙니다.

만약 100배로 돌려주는 세상이라고 믿으면 ‘불쌍하면 내가 주려고 했는데 이미 먹을 것이 있으니 줄 필요가 없겠네!’라고 하며 자신의 것을 잃지 않습니다.  

 

이 세상을 하늘 나라로 사는 사람의 마음을 살펴봅시다.

워런 버핏은 2011년 포춘지 9월호에 ‘나의 기부 서약’을 실었습니다.

여기에 그가 내어놓는 무엇이든 100배로 돌려받는다는 믿음이 숨어있습니다.  

 

“저는 재산의 99%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겠습니다.

규모로 보면 큰 액수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매일 같이 저보다 많은 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교회나 기타 기관에 기부금을 내고 있습니다.

제 주식의 1% 이상을 저희를 위해 사용한다 해도 저희는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지도 더 편안해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부한 나머지 99%는 다른 이들의 건강과 복지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와 제 가족이 걸어갈 길은 명확합니다.

저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만 취하고 나머지는 사회의 필요를 위해 나누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부활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십자가에 돌아가시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보상을 믿는 사람들이 나눌 줄도 압니다.

그런데 정말 저렇게 많은 복을 받는 것입니다.

우리 주위에는 워런 버핏이 가진 돈의 1%를 가진 사람도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1%도 조 단위의 액수이기 때문입니다.  

 

욕심이 많게 되는 이유는 이미 지옥에 살기 때문입니다.

제가 유학 가서 말도 못 할 때 그 상황이 지옥 같으니 계속 내 것만 찾고 있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그러나 주님은 일부러라도 빼앗으려고 하십니다. 그리고 정말 100배가 주어지는지 보게 될 때 그 사람은 앞으로도 천국에 살 수 있습니다.  

 

‘약속’이란 영화에서 박신양이 술에 취하여 노숙자의 가방을 빼앗으려고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노숙자는 자신의 전 재산인 가방을 필사적으로 움켜쥐지만 결국 빼앗기고 맙니다.

가방을 털어보니 신문지와 더러운 옷 몇 벌만 들어있습니다.

주인공은 웃으며 가방과 나머지 것들을 그의 앞에서 엎어버리고 대신 행려자에게 수표를 한 장 줍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이 보따리 속에 뭐가 들어있는지 알아? 먹다 남은 사과, 가자 부스러기, 곰팡이 쓴 떡, 순 못 먹는 것들만 잔뜩 싸가지고 맨날 얻어먹으면서 지 것 빼길까봐 보따리 꼭 끌어안고 사는….

내가 거지야. 희주는 어떤지 알아? 나한테 주기만 해. 나만 쳐다봐. 절벽 꼭대기에서 눈 꼭 감고 그냥 자기를 내던지는 거야! 이런 사랑 받아봤어?” 

 

주님을 이렇게 억지로라도 빼앗으려고 하십니다. 그래야 당신께서 더 큰 것을 주심을 믿기 때문입니다.

신학생이 되거나 수녀원에 들어가면 바로 100배로 받는다는 것을 체험합니다.

많은 부모님이 생기고 많은 자녀가 생기며 많은 집이 생기고 죽기까지 돈 걱정은 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단지 내가 별거 아닌 것을 바쳤다는 이유 하나로. 그리고 그분은 대신 “모든 것”을 내어주십니다.

이것을 느끼며 사는 동안은 이 세상에서부터 천국을 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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