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4주간 화요일]
복음: 마태 9,32-38
우리에게는 양들에게 사랑과 기쁨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희망의 목자가 필요합니다!
때 이른 폭염과 장마로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특히 농사짓는 분들의 고생이 손에 잡힐 듯이 느껴집니다.
불볕더위와 과도한 비바람에 농작물들도 힘겨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예초를 한다고 잠깐 나갔었는데 사우나가 따로 없습니다.
잡초들을 바라볼 때 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참으로 대단하다!’ 어찌 그리도 생명력이 왕성한지요.
뽑아도 뽑아도 또 자라납니다.
한바퀴 예초를 쭉 하고 돌아서면 벌써 저쪽 끝에서는 또 다른 잡초가 자라나기 시작합니다.
뿌리는 얼마나 튼튼하고 깊이 내려가는지 모릅니다.
방심했다간 피정 센터 전체가 순식간에 잡초로 뒤덮이게 됩니다.
잡초제거에 신경을 쓰지 않다가는 정작 원하는 농작물은 조금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왕성한 식욕을 지닌 잡초들이 모든 영양분들을 다 흡수하다보니 농작물들은 시들시들, 삐쩍 말라
휘청거리다가 결국엔 죽어버립니다.
좋은 결실을 기대한다면 방법이 따로 없습니다.
꾸준히, 일상적으로 잡초를 뽑아줘야 합니다.
그것이 농작물을 살리는 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밭에서 열심히 일할 일꾼이 필요합니다.
오늘 복음 말미에 예수님께서도 일꾼에 대해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주십사고 청하여라.”(마태 9,37-38)
오늘 우리에게는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품위있고 예의바른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가난하고 고통 받는 백성들이 자신의 유일한 존재 이유인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양들에게 극진한 사랑을 베풀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들로부터 애틋한 사랑을 받는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잠시라도 떨어져 있으면 보고 싶고, 혹시라도 장거리 출장이라도 가면 세상 다 끝난 것처럼
마음이 허전해지는 그런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오늘 우리에게는 정말이지 착한 목자가 꼭 필요합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양들의 성장과 안녕과 구원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양들에게 쾌적한 성장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돈이나 명예, 인기나 허황된 꿈이 아니라 영혼 구원이 유일한 삶의 목표인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양들이 오늘 겪고 있는 고통과 괴로움, 그들이 안고 있는 상처와 십자가를 대신 짊어지고 갈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힘겹게 걸어가고 있는 이 시대 양들을 위해 틈만 나면 위로와 격려,
사랑과 기쁨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희망의 목자가 필요합니다.
당시 여러 부류의 사람들 가운데 가장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던 사람들, 가장 천대받고 멸시 당하던 사람들만을 우선적 사목 대상으로 선택하셨던 예수님을 바라보며, 만일 지금 다시 한번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셨다면 과연 어떤 사람들을 찾아가실 것인가 생각해봅니다.
교회는 교회 본연의 사명인 교세 확장에 관심을 기울이는 일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성당을 짓기 위한 신축부지 마련이나 신축도 중요합니다.
성지의 개발도 중요합니다.
신자 재교육도 중요합니다.
각종 단체의 활성화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일이 한가지 있습니다.
이 시대 살아있는 교회이자 성지인 가장 가난한 사람들, 가장 불쌍한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보는 일입니다.
그들의 인간성 회복을 위해, 그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켜주기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머리 싸매고 고민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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