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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1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6-17 조회수 : 391

어리석은 자와 논쟁하면 더 어리석어 보입니다. 꼬마 아이와 큰 소리를 지르며 다투는 어른을 보게 되면 어떻습니까? 아이가 예의 없이 행동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서로 언성을 높이는 모습에서 많은 이가 어른의 어리석음을 지적할 것입니다. 한 남자가 영적 스승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영원한 행복을 얻으려면 어떻게 하나요?”

 

스승이 말했습니다.

 

“바보들과 다투지 말아야 한다.”

 

남자가 정색하면서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자기의 말에 반대하는 이 남자의 말에 스승은 어떻게 대답했을까요?

 

“그렇다. 네 말도 맞다.”

 

어쩌면 자기를 반대하는 이 남자의 말에 기분이 안 좋아서 화를 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스승은 진리를 향하는 방법인 바보들과 다투지 않는 방법을 선택한 것입니다. 사실 상대방이 마음을 열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자기 생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라고 주장해 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설득해 봐야 무의미한 논쟁이고 이를 얼른 끝내는 지혜가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생명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생명은 인간의 영역이 아닌 하느님의 영역이기 때문) 동의해 줄 수 있는 넓은 마음이 필요합니다.

 

사람들과 논쟁으로 힘들어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바보들과 다툴 필요가 없습니다. 예수님의 오늘 말씀도 이런 측면에서 묵상해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또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이천 걸음을 가 주어라.”

 

당시에는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라는 동태 복수법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어쩌면 지금도 이것이 가장 공정하게 보입니다. 그러나 반대하는 사람과 똑같은 방법으로 맞서게 될 때, 그 안에서 더 큰 악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조건 없이 용서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아니 그보다 큰 사랑으로 다가설 것을 말씀하십니다.

 

이런 넓은 마음으로 적대적인 상황을 빨리 끝낼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께서도 아무런 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난과 죽음의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우리도 주님을 따른다면 그 모범을 따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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