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르 12,13-17: 황제에게 세금을 내는 문제
“황제에게 세금을 내는 것이 합당합니까, 합당하지 않습니까? 바쳐야 합니까, 바치지 말아야 합니까?”(14절)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헤로데 당원들의 질문은 예수께 로마 제국과 이스라엘 민족 사이에 어느 편을 들 것이냐 하며 함정을 만든다. 예수님은 로마의 돈인 “데나리온 한 닢을 가져다 보여다오.”(15절) 하신다. 예수께서 받으신 돈 앞면에는 “아우구스토의 아들, 신성한 아우구스토 티베리오 황제”, 뒷면에는 “최고 성직자의 화폐”라고 적혀있었다. 이것을 보시고 예수께서 “이 초상과 글자가 누구의 것이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황제의 것입니다” 하자,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그들은 예수님께 매우 감탄하였다(16-17절). 이 답은 신학적으로 매우 깊은 의미가 있다.
우선 예수님의 대답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디베리오 황제의 화폐를 사용한다는 것은 이스라엘 안에서 그의 정치적 권력을 인정하는 것이다. 비록 그 화폐를 달리 생각한다고 하여도 그 화폐에는 그의 초상과 그의 문장이 새겨져 있으므로 그의 것이다. 그러므로 황제에게 세금을 바친다는 것은 황제 자신의 것을 바치는 것이므로 그것은 황제에게 바쳐라!”라는 뜻이다. 그리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라”라는 말씀은 인간은 하느님께 속한 것이므로 하느님께 바쳐야 한다는 말씀이다. 사람은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되었으니 하느님께 속하므로 우리 모든 인간의 삶은 하느님께 바쳐야 한다. 하느님의 초상은 우리 인간에게 새겨져 있으니 우리 인간은 모두 하느님의 것이고, 그러기에 하느님께 바쳐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안에 새겨주신 당신의 초상을 찾아 주시려고 사람이 되셨으니, 우리는 우리 자신을 하느님께 되돌려 드려야 한다. 그러기에 황제도 하느님의 모습을 가진, 즉 하느님의 초상이니 하느님께 속한다는 말씀이다. 이 말씀을 들은 군중들은 그 깊은 뜻을 알아듣고 그 함정을 없애버리시는 주님의 지혜에 대하여 경탄하였다. 동전에는 통치자의 흐리멍덩한 육체적 모습이 새겨져 있지만, 구원받은 우리는 살아계신 하느님의 모습을 담고 있다. 우리 인간은 우리 안에 새겨진 하느님의 모습을 완성하도록 노력하며 하느님께 분명히 돌려 드려야 한다. 그것은 우리의 모든 것이 하느님께 속하는 것이고 올바로 되돌려 드릴 수 있을 때 될 수 있다. 그러한 우리 자신을 하느님께 참된 예물로 이 제단에 봉헌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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