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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6-02 조회수 : 650

오늘날, ‘무엇과의 전쟁’이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범죄와의 전쟁, 마약과의 전쟁, 빈곤과의 전쟁…. 그런데 이렇게 선포하기는 하지만, 단 한 번도 전쟁에서 이긴 적은 없다고 합니다. 물론 그 순간에는 이긴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졌음’을 통계에서 파악됩니다. 미국에서는 수시로 범죄와의 전쟁,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합니다. 처음 선포했을 1980년대는 교도소에 수용된 사람이 30만 명 정도였지만, 2004년에는 210만 명으로 급격하게 늘었습니다. 전쟁에서 진 것입니다.

 

질병과의 전쟁으로 항생제를 얻었습니다. 처음에는 놀라운 효과가 있었고, 모든 전염병에서 인간이 승리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많은 전문가가 입을 모아 항생제의 남용과 무분별한 사용으로 슈퍼 박테리아(항생제 내성균)가 생겨 전염병이 폭발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실제로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이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전쟁에서 진 것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이루어지는 분쟁과 전쟁에서, 당사자들은 늘 이길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긴 것 같지만 이 역시 패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쟁의 승리로 평화를 가져온다고 하지만, 사랑하는 이를 잃은 아픔이 또 자기 생활 터전을 잃은 상처가 과연 진정한 평화를 가져다줄까요? 이기든 지든 상관 없이, 전쟁하는 순간에 진 것입니다.

 

인간의 교만이 항상 어리석은 길로 이끌었습니다. 그래서 그 교만함을 과감하게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진짜 이기는 길이고, 진짜 평화를 위한 것입니다. 모든 것을 다 잃고 나만 홀로 남는 것을 과연 평화라고 할 수 있을까요?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인 오늘, 우리를 위해 바른 길로 인도하시는 주님의 사랑을 기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제가 거행하는 성체성사로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어 우리 가운데 계시게 됩니다. 당신의 모든 것을 내어 주시는 주님의 사랑인 것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구원의 길로 나아가게 되며, 진정한 행복의 길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러나 그 사랑을 우리는 잘 바라보지 못합니다. 사랑의 반대편만을 바라보면서 가짜 사랑을 가짜 평화를 그리고 가짜 희망을 좇고 있습니다.

 

세상의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은 그 순간에 커다란 만족을 가져다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게도 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부족함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진짜가 아닌 신기루와 같은 가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따라야 할 진짜가 바로 우리의 미사 중에 이루어지는 성체성사 안에서 나타납니다.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을 통해 진짜가 무엇인지, 진짜 우리를 위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성체와 성혈에 담긴 주님의 사랑을 기억하면서, 우리도 그 사랑을 좇고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 역시 진짜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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