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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24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5-24 조회수 : 409

며칠 전에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 대형마트에 갔다가 인상 깊은 장면을 하나 볼 수 있었습니다. 한 어린이가 장난감 코너에서 엄마에게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것입니다. 솔직히 이런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아주 심한 경우 아이가 매장 바닥에 누워서 울고불고 난리를 치지요. ‘또 그런 일이 생기겠군.’라고 생각하면서 지나가는데, 아이 엄마가 아이의 눈을 마주치고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이 장난감이 갖고 싶구나. 그런데 이 장난감과 같은 것이 집에 있는 것 같은데?”

 

“아니야. 여기 팔 부분이 다르단 말야.”

 

“그래. 팔은 조금 다른 것 같은데…. 팔 조금 다르다고 전 장난감을 버리면 그 장난감이 서운하지 않을까? 그럼, 우리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같이 생각해 보자.”

 

그 뒤는 저 역시 바빠서 듣지 못했지만, 잘 해결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 엄마가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보통은 “집에 똑같은 것 있잖아! 안 돼!”라고 말하지 않을까요? 이렇게 말하고 나면 아이는 생각 자체를 못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엄마는 아이가 계속 생각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었습니다.

 

주님도 우리가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시지 않습니다. 대신 계속 생각해서 우리가 직접 행동할 수 있도록 하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생각 자체를 스스로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할 수 없다고 말하고,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하고, 이런 식의 부정적인 마음만 계속 키워나갑니다.

 

주님의 일에 대해 우리가 마침표를 찍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계속 물음표를 던지면서 주님의 뜻에 가까워져야 합니다. 섣부른 마침표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에서 과감하게 벗어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바리사이들이 와서 예수님께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라고 묻습니다. 물음표를 던진 것 같지만, 그들은 예수님을 시험하기 위해서 한 말이었습니다. 율법에 이미 이혼장만 써 주면 아내를 버릴 수 있다고 되어 있으니까요. 이 율법의 규정이 아내에 대한 불공정으로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아내를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혼인의 불가해소성’. 즉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고 하십니다. 하느님의 뜻을 전하면서 그들의 단정 지어 버리는 마침표를 지우십니다.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 할 수 있는 가정 안에서도 마침표를 찍는 사람이 있고, 또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마침표를 찍어 버리면 가족 안에서 더 이상 생각할 수 없게 됩니다. 주님의 뜻을 떠올리면서 물음표를 던지면서 주님 안에서 일치할 수 있는 삶을 우리 가정 안에서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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