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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23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5-23 조회수 : 502

<두 손을 가지고 지옥에 들어가는 것보다, 불구자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좋은 곳에 투자하십시오! 
 
 
탈무드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답니다.
어느 날 왕이 한 사나이에게 사람을 보내어 즉시 자기에게 오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나이에게는 세 명의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는 첫 번째 친구를 가장 소중하고 다정한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두 번째 친구는 사랑하고는 있지만 첫 번째 친구처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친구는 친구라고 생각은 하지만 별로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왕의 부름을 받자 겁을 먹은 그는 소중히 여기는 친구에게 함께 가자고 부탁했습니다.
그 친구는 한 마디로 싫다고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두 번째 친구에게 부탁했습니다
“궁궐 문까지는 함께 가지만 그 이상은 갈 수 없네.”
그는 별 수 없이 세 번째 친구에게 갔습니다. 
“암, 함께 가주지, 자네는 아무것도 나쁜 짓을 하지
않았으니까 조금도 두려워할 것이 없네. 내가 함께 가서 임금님께 그렇게 말씀드려 주겠네.” 
 
왜 세 명이 친구들은 각각 그렇게 말했을까요?
첫 번째 친구란 곧 재산입니다. 
사람이 아무리 돈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할지라도
죽을 때에는 고스란히 남겨두고 가야만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친구란 곧 친인척입니다.
무덤까지는 따라가 주지만 그를 거기에 남겨두고 돌아가 버립니다.
세 번째 친구는 선행입니다.
착한 행실은 평소에는 별로 눈을 끌지 못하지만 죽은 뒤에는 영원히 그와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그리스도의 사람이기 때문에 너희에게 마실 물 한 잔이라도 주는 이는, 자기가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하늘나라에서도 그 선행에 따라 받는 상이 다를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선행을 많이 쌓은 사람은 많은 상을 받고 적게 쌓은 사람은 적게 받게 되는 것입니다.
하늘나라에도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성경 도처에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제가 되기로 한 것 중에서 하늘에 ‘투자’를 하자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투자는 더 많은 이득을 얻기 위해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을 ‘희생’하는 것입니다. 
 
더 많은 투자를 하면 차후에 더 많은 이득이 옵니다.
더 많은 희생을 하면 하늘나라에서 더 큰 부자로 살게 되는 것입니다. 
 
토마스 사도는 기술자로 전해집니다. 
인도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머물렀는데 그의 소문을 들은 왕은 그에게 세상에서 가장 웅장한 왕궁을 지어줄 것을 부탁하였습니다.
토마스는 흔쾌히 승낙하였고 그것에 필요한 돈을 받았습니다. 
 
몇 달 시간이 지나고 왕은 공사가 어떻게 진행되나 알고 싶어서 다시 토마스를 불렀습니다.
토마스는 당당히 모든 돈을 가난한 이를 위해 나누어주었다고 하였습니다.
왕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토마스를 가두고 내일 사형을 시키라고 하였습니다. 
 
그날 왕은 꿈을 꾸었고 하늘나라에 올라가 몇 년 전에 죽은 자신의 동생을 만났습니다.
동생은 형을 반가워하면서 하늘나라에 새로 생긴 멋진 궁궐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내가 저 궁궐에 들어가려고 하니까, 천사가 그러더라고.
저건 네 형을 위해 토마스 사도가 지어놓은 것이니 너는 저기에 들어갈 수 없다.” 
 
왕은 꿈에서 깨어나 토마스를 풀어주고 잘못을 사과하여 많은 재물을 주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토마스는 “이제 건물 짓는 법을 아셨으니, 임금님께서 직접 지으셔도 되겠습니다.” 
 
하며 그곳을 떠났다고 합니다. 
 
믿음이 있고 지혜가 있는 사람이라면 하늘나라에 투자하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이 세상은 금세 지나가지만 이 세상에서 물 한 잔 준 선행은 영원히 남기 때문입니다. 
 
제가 세례 주었던 한 할머니는 그저 제가 세례 주었다는 것만으로 해서 당신을 태어나게 해 주신 아버지로 여긴다고 하십니다.
그저 사제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것 때문에도 이 세상에서 이렇게 감사를 받는다면 하늘나라에서는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요즘 돈만 있으면 여기저기서 투자하라고 난리라고 합니다.
오늘 예수님은 물 한 잔의 작은 돈도 영원한 수익이 창출될 하느님 나라에 투자하라고 권하시는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은 지옥 이야기를 하시면서 소금불에 절여질 것이라고 하십니다.
소금은 이 세상에서는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그 좋은 것을 사용할 줄 몰랐던 사람은 지옥에 가게 됩니다. 
 
소금은 넣어야 짜지고 녹아야 간을 배게 하는 것처럼, 사용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마치 달란트의 비유처럼, 이 세상에서 자신을 녹여서 세상을 유익하게 할 것을 지니고 있음에도
사용하지 않고 가지고 있다면, 그것 때문에 고통을 당하게 될 것이란 뜻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줄 것이 반드시 있다고 합니다. 그 줄 수 있는 것이 소금입니다.
물론 녹아 사라지겠지만 그 희생의 상은 영원히 이어질 것이고, 만약 그것을 사용하지 않아 맛을 잃으면 그것 때문에 혼나게 될 것입니다. 
 
사랑은 다 주는 것입니다. 
믿음이란 우리를 올바른 곳에 투자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가지고 있다가 써 보지도 못한 채 낭패 보지 말고, 할 수 있을 때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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