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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5-05 조회수 : 607

가지가 나무에 붙어있기 위해 꼭 필요한 것 하나는?  
 
 
사람이 우울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말하면 ‘관계’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관계는 왜 안 될까요? 나의 교만을 누군가가 꺾어주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교만이 있으면 관계에 있어서는 무능력자가 되고 그 때문에 슬퍼질 수밖에 없습니다. 
 
‘금쪽같은 내새끼’에 ‘57세 아빠의 머리 꼭대기에 앉은 초4 아들’ 편에서 아이는 “난 왜 이렇게 나쁘게 태어났을까? 난 왜 태어나서 고통받을까?”라는 생각을 글로 썼습니다.
자기의 교만이 꺾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교만 때문이었습니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손찌검하는데도 엄마는 아이를 믿어주고 공감해주려고만 합니다.
아버지는 집에서 혼자가 되지 않기 위해 아이를 훈육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방송국에 창피함을 무릅쓰고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러자 아이가 호전됩니다.  
 
엄마는 아이를 키울 때 아빠 없이 자기 힘만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아빠에게 의존해야 합니다.
아빠도 또 누군가에게 의존합니다.
아이를 정말로 사랑한다면. 이렇게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가 실천됩니다.
가지가 가지인 줄 알려면 반드시 어떻게 해서든 이 아이, 이 사람을 사랑하고야 말겠다는 사명을 가져야 합니다.
이 때문에 포도나무 비유에서 사랑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 당신께 붙어있는 방법이라고 알려주시는 것입니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성모 꽃마을 박창환 가밀로 신부의 『하늘 아래 첫 동네: 말기 암 환자 호스피스 사목일기』에서
‘정을 떼려고’라는 글의 내용입니다.
넉 달 전 초등 5학년 아들, 3학년 딸을 둔 9세 아빠가 간암 치료 불가 판정받았습니다.
그는 돈을 아끼기 위해서라도 무료 호스피스 시설인 성모 꽃마을로 들어왔습니다.
“아내와 자식들에게 끝까지 남편 노릇, 아빠 노릇 해주지 못하고 가는 것이 제일 가슴이 아픕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사업 실패로 자살 시도까지 했지만, 아이들 때문에 다시 살아보기로 하고 열심히 노력했지만, 술 때문에 간이 그렇게 된 것입니다.  
 
어느 날 환자의 여동생으로부터 아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오빠가 100만 원을 주며 착한 일 한 번 안 해 봐서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써 달라고 맡겼다는 것입니다. 
 
아내는 자신을 믿지 못하고 시누이에게 그 돈을 준 것에 서운해했지만, 아내에게 주었다면 분명 자식을 위해 쓸 수밖에 없었음을 알고 그렇게 한 것에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남편은 자기 전 재산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며 하느님께 자기 아내와 자녀들을 맡긴 것이었습니다.
환자는 이것으로 무언가 큰 숙제를 끝냈다고 느끼고 편안히 눈을 감았습니다.  
 
사랑은 능력입니다.
진정으로 사랑하려고 시도해 본 사람은 자기 능력만으로는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 겸손하게 자기가 나무가 아니라 ‘가지’임을 고백하게 됩니다.
그렇게 사랑을 사명으로 삼는 사람은 그리스도께 붙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영화 ‘더 보이’(2019)는 슈퍼맨의 또 다른 버전입니다. 자녀가 없었던 한 부부는 우주에서 떨어진 아이를 자기 아이로 키웁니다.
아이는 자신이 왜 세상에 존재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부모는 알려줄 수 없었습니다.
우주에서 떨어진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엄청난 괴력을 발휘하게 되면서 지구를 파괴하는 자가 됩니다.
그 힘을 어디에 써야 할 줄 몰랐기 때문입니다.  
 
반면 진짜 ‘슈퍼맨’은 자기 아버지가 이 지구를 지키라는 사명으로 자기를 지구에 보냈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지구를 지키기 위해 아버지가 준 힘과 지식을 배웁니다.
그렇게 지구인들에게 사랑받는 존재가 됩니다.  
 
구약의 요나 예언자는 니네베 사람들을 회개시키라는 하느님 명령에서 도망칩니다.
그 결과 큰 물고기 배 속에 갇히고 맙니다.
빛에서 도망치면 어둠뿐입니다.
사랑의 계명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저절로 지옥으로 갑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가지인 줄 모르고 나무인 줄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예수님께서 우리가 당신께 붙어있게 하시기 위해 서로 사랑하라는 단 하나의 계명을
주신 것입니다.
자신이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음을 아는 사람은
그리스도께 붙어있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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