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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12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4-12 조회수 : 486

요한 6,1-15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초라한 우리 삶의 결실이라 할지라도
 
 
오늘 아침 저는 안드레아 사도의 언행을 두고 묵상해보았습니다.
복음서에 나타난 몇몇 안드레아와 관련된 기사들에 비추어볼 때 그는 매우 현실적인 사람으로 추정됩니다.
 
말보다는 행동을 중요시 여기던 실천가, 머리로 오래 생각하기보다는 발로 뛰던 사람, 민첩하게 움직이던 사람으로 여겨집니다.
 
그런 안드레아였기에,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필립보와 ‘굶주린 군중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대화하고 있을 때, 그는 성급하게 대화에 끼어듭니다.
 
그는 이미 직면한 문제에 앞에서 백방으로 뛰어다니다가 돌아왔습니다.
그는 이미 굶주린 군중들의 문제를 해결해보기 위해 여기저기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다니면서 음식을 찾아보았습니다.
 
안드레아는 아무리 예수님의 말씀이 꿀처럼 달고, 생명수처럼 시원하다할지라도,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안드레아가 찾아낸 것은 너무나도 보잘 것 없었습니다.
남자 장정만 해도 오천 명, 총인원은 줄잡아 이만명이상인데, 확보된 비상식량은 겨우 한 소년이 들고 있던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뿐이었습니다.
이는 갈릴래아 호숫가 가난한 백성들이 겨우 끼니를 때우기 위해 즐겨먹던 초라한 식사였습니다.
 
준비성, 계획성이 투철했던 그는 최우선적으로 당면한 문제인 ‘식사’ 문제에는 전혀 관심도 계획도 없이 말씀만 선포하시던 스승 예수님이 무책임하게 보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안드레아는 볼멘 목소리로, 실망에 가득 찬 목소리로 이렇게 외치는 것입니다.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보잘 것 없는 결과 앞에 실망과 회의, 분노로 가득 찬 안드레아의 목소리는 어쩌면 오늘 우리의 목소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외침 역시 자주 안드레아의 그것과 닮아있습니다.
 
“주님, 정말 야속합니다.
제 인생,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는데, 이것 보십시오. 이것이 무엇입니까?
너무하신 것 아닙니까?”
 
“주님, 하는데 까지 노력했지만 보시다시피 결과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무 것도 손에 쥔 게 없습니다.
부끄럽습니다. 비참합니다.”
 
그러나 안심하십시오.
주님께서는 손때 묻은 한 소년이 지니고 있던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수많은 군중을 배불리셨듯이 보잘 것 없는 우리의 인생, 초라한 우리 삶의 결실이라 할지라도 기꺼이 받아들이십니다.
 
우리의 보잘 것 없는 결실을 통해서도 당신 사랑의 기적을 계속 하십니다.
 
오늘 우리의 일상이 비록 지극히 구차스러워 보이고, 엄청 하찮아보일지라도 힘내십시오.
기쁜 마음으로 주님께 봉헌하십시오.
 
일어서십시오.
주님께로 나아가십시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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