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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1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3-19 조회수 : 468

바오로 사도께서는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필리 4,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에 어떻게 하면 늘 기뻐할 수 있을까를 묵상하게 됩니다. 돈 많이 벌고, 승진 척척 되고, 아프지 않고, 시험에 늘 좋은 성적을 맞고, 자기 원하는 대로만 된다면 늘 기뻐할 수 있을까요? 어린이가 썼다는 다음과 같은 일기의 내용을 봤습니다.

 

“수건은 집안의 더러운 것들을 깨끗하게 만들고 걸레가 된다. 걸레가 더러워진 만큼 우리 집은 깨끗하게 된다. 나는 걸레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어떠십니까? 걸레 같은 삶도 멋질 것 같지 않습니까? 그러나 부모는 자기 자녀가 걸레 같은 삶을 살겠다고 하면 아마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면서 말릴 것입니다. 그 삶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삶 안에서 더 큰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자기를 희생해서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 자기를 희생해서 다른 사람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삶이었습니다. 따라서 우리 역시 이 길을 쫓아갈 때, 예수님과 함께하게 되고 진짜 기쁨을 갖게 될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과 우리가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이신 성 요셉 덕분입니다. 요셉 성인은 단 한 번도 주인공이 되지 않았습니다.

 

약혼자 마리아가 아기를 잉태하자 그저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마음먹습니다. 단호하게 마리아를 법정에 세우지도 율법 학자들에게 고발하여 돌로 치게 하지도 않습니다. 이런 요셉에게 꿈에 천사가 나타나 주님의 계획을 전합니다. 말없이 천사가 명령한 대로 합니다. 이렇게 그는 조용하게 주님의 뜻이 세상에 펼쳐질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의 구원을 가능한 일이 되도록 하셨습니다.

 

이 세상 안에서 반드시 주인공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초등학생이 말했던 걸레면 또 어떻습니까? 의미가 충만하다면, 분명히 기쁘고 행복한 삶이 될 수 있습니다. 요셉 성인께서 바로 그런 행복을 가지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따라서 깨끗이 닦여진 귀한 명품만 되려고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사실 명품은 피곤합니다. 어떤 분이 제게 명품 만년필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한 번 쓸 때마다 부담됩니다. 즐겨 쓰는 만년필은 아무렇게나 쓸 수 있는 보급형 만년필입니다. 만년필 쓰는 기쁨 역시 명품 만년필이 아닌, 막 쓰는 보급형 만년필에서 생겼습니다.

 

많이 사용되는 ‘나’, 비록 걸레처럼 지저분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사랑을 베풀며 기쁘게 사는 ‘나’가 되어야 합니다. 요셉 성인의 모범을 기억하면서 말입니다.

 

 

오늘의 명언: 삶의 작은 일을 즐겨라. 어느날 돌아보면 큰 일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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