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르 12,28-34
그분을 만난 이후, 그리도 중요하게 여겨지던 모든 것들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신앙이 좀 더 성숙하고 균형 잡힌 것, 보다 진정성을 지니기 위해서 참으로 필요한 것은
진한 하느님 사랑의 체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사제나 수도자들의 진지한 자기 반성도 필요하겠습니다.
우리가 동반해드리는 교우들은 절절하고 뜨거운 하느님 사랑 체험에 저리도 행복해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저 냉랭하고 뜨뜨미지근할 뿐입니다.
존 포웰 신부님은 하느님 사랑 체험의 첫출발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그분의 손길이 내게 와 닿았다.”
신부님은 그 특별한 체험 이후 삶이 180도 달라지게 되었답니다. 당시 받은 느낌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완전히 새롭게 아름다운 세계가 시야에 들어왔고, 이렇게 새로운 눈을 뜨고 보니 그 전에 중요하게 여겨지던 모든 것들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강렬한 하느님 사랑의 손길을 체험한 그 이후는 더 이상 하느님을 저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 사랑과의 접촉 이후 더 이상 이웃을 미워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 감미로운 체험 이후 봉헌 생활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제 두 가지를 소개하고 계십니다.
그 둘은 구약 모든 율법의 종합이요 요약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 두 가지입니다.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평생 노력해야 할 과제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하느님 사랑을 온 몸으로 체험하는 것일 것입니다.
그 사랑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것일 것입니다.
하느님 사랑을 제대로 체험하게 될 때 우리는 놀라운 신비체험을 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고있는 경쟁의식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입니다.
끝도 없는 성공을 위한 갈망, 나 자신에 대한 과도한 기대, 이웃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 사랑을 접하게 될 때 우리 마음 안에 길고도 혹독했던 겨울이 지나갈 것입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따뜻하고 화사한 봄날이 찾아들 것입니다.
하느님 사랑 안에 살게 될 때 새 안경을 처음 쓰는 기분일 것입니다.
그간 보이지 않았던 하느님 자비의 흔적을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간 전혀 감을 잡지 못했던 하느님 사랑의 얼굴을 바로 눈앞에서 뵙듯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비의 손길이 우리 삶을 훑고 지나가는 순간, 우리는 새 사람이 될 것입니다.
어제의 나를 훌훌 털어버리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순간 나는 하느님으로부터 각별한 사랑을 매 순간 흠뻑 받고 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될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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