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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21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1-22 조회수 : 600

2024년 1월 21일 연중 제3주일

 

 

어렸을 때, 종종 만화가게에서 만화책을 빌려 보곤 했습니다. 형제가 육 남매나 되기에 만화가게에서 책을 보는 것보다 빌려 보는 것이 훨씬 이득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화책을 보다가 화날 때가 있습니다. 내용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긴장하며 만화책을 보게 되는데, 누군가가 어느 인물의 얼굴에 동그라미를 그려놓고 ‘범인’이라고 적어 놓은 것입니다. 소위 ‘스포일러’를 한 것입니다. 결과를 알고 나면 이 만화책이 그렇게 재미있지 않습니다.

 

이런 일도 있습니다. 만화책을 긴장하며 읽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 찢어져 있는 것입니다. 무슨 내용인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중요한 부분이 빠져 있으니 만화책 보는 재미가 역시 떨어집니다.

 

우리 삶도 그렇지 않을까요? 미래를 미리 알면 어떨까요? 사실 우리는 미래를 미리 알면 행복할 것처럼 착각합니다. 그래서 미래를 알기 위해 점쟁이를 찾아가기도 하고, ‘오늘의 운세’ 같은 것을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신이 만드는 삶이 아니라 이미 결정된 삶이라면 과연 재미가 있을까요? 또 어렵고 힘든 상황에 놓일 때, 이 시간이 훌쩍 지나갔으면 하지요. 이렇게 시간이 지나간다면, 이 역시 재미없는 삶일 수밖에 없습니다.

 

미래를 미리 알려는 노력보다는 지금에 충실하도록 더 힘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고통과 시련 역시 나에게 중요한 시간이고 의미 있는 시간임을 기억하면서 피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이 모든 시간이 나의 삶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삶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통과 시련의 삶도 사랑해야 할 삶이며, 지금에 충실할 때 멋진 미래가 내게 주어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갈릴래아에 가셔서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하시면서 말씀하십니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하느님 나라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때가 찼고 그래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하시지요. 그리고 우리가 할 일은 회개하고 복음을 믿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자주 ‘나중에~~’라고 말하는 우리가 아니었을까요? 아직도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면서 뒤로 미루는 일들이 참 많습니다. 또한 우리의 구원이라는 결정적인 순간 역시도 먼 미래에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런 모든 시간이 가까이 왔기에 우리 모두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면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준비를 지금 해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주님의 이 기쁜 소식을 굳게 믿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 보다 더 깨끗한 상태, 바로 회개해서 주님의 곁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때 가까이 온 하느님 나라를 체험할 수 있게 됩니다.

 

 

오늘의 명언: 가슴이 하는 말에 귀 기울이고 마음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자. 결국 나는 내 안의 나와 살아가는 것이다(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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