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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14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1-14 조회수 : 612

요한 1,35-42 
 
세상 사람들은 오늘 우리가 몸 담고 있는 공동체를 통해 과연 어떤 느낌을 받습니까? 
 
 
언젠가 공동체 차원에서의 큰 행사를 치른 적이 기억납니다.
의미 있고 소중한 행사였지만, 다들 학업과 사목을 병행하는 중인지라, 행사 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준비가 제대로 진척되지 않았습니다. 
 
책임자 입장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이리 뛰며 저리 뛰었지만, 생각 같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현실과 능력은 감안하지 않고 너무 크게 일을 벌인 것도 후회가 되었습니다.
행사 당일, 너무나 송구스럽고 부끄러웠습니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꼭 와주십시오. 와서 자리를 빛내 주십시오.” 라고 외치며 적극적으로 초대했기에, 많은 손님들이 오셨지만, 정작 차린 것도 부실했고, 보여드릴 것도 부족했습니다. 
 
성소 급감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는 이 시대 수도회 본부에서는 살레시오 회원들에게 당부합니다.
“여러분들끼리만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지 말고 청소년들에게 외치십시오. 와서 보시오! 라고.” 
 
그래서 요즘 저는 적극적인 초대에 우리 공동체를 찾아온 청소년들에게 과연 보여줄 것이 무엇인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감동을 주고 기쁨을 주는 그 무엇인가를 준비해놓고 그들을 초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라삐,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와서 보아라.”라고 적극적으로, 자신감 충만한 목소리로 초대하십니다. 
 
예수님의 초대에 따라 그분이 묵고 계시는 곳을 찾아온 제자들은, 과연 그곳에서 무엇을 보았을까요?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요? 
 
다른 무엇에 앞서 예수님 그분 자체에서 뿜어나오는 강력한 영적 광채를 목격했을 것입니다.
이 세상 어디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극진한 환대와 친절을 맛보았을 것입니다.
그분께서 건네시는 생명의 말씀에 그 오랜 갈증도 말끔히 해소했을 것입니다.
그분께서 머무시는 공간이 곧 하느님 나라임을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잠시나마 예수님과 초기 제자 공동체에서 그 특별한 맛, 지상 천국을 체험했던 안드레아는
형 시몬 베드로를 만나자마자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요한 1, 41) 
 
세상 사람들은 오늘 우리가 몸담고 있는 수도 공동체, 본당 공동체, 가정 공동체, 직장 공동체를 통해 과연 어떤 느낌을 받습니까? 
 
“와서 보시오!”라는 우리의 초대에 우리 공동체를 방문한 세상 사람들이 우리 사는 모습을 보고
과연 어떤 느낌을 받을 것인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겠습니다.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한 성소자가 우리 공동체에 가입하게 되었는데, 딱히 보여줄 것이 하나도 없다면,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겠습니까?
망설임과 공들임 끝에 겨우 한 예비자를 우리 본당 예비자 반으로 등록시켰는데, 우리 공동체가 그에게 건넬 감동과 기쁨이 하나도 없다면 이 얼마나 난감한 일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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