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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1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3-12-17 조회수 : 656

펭귄은 새일까요? 아니면 물고기일까요? 작지만 날개가 있는 것을 보면 ‘새’ 같기도 하고, 전혀 날지 못하고 헤엄을 잘하는 것을 보면 ‘물고기’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날지 못해도 분명히 ‘새’라고 합니다. 헤엄을 치면서 물속에 있는 물고기, 낙지, 새우 따위를 먹지만 말이지요. 더군다나 땅에서 뒤뚱거리며 걸어 다니는 모습에 우리는 우스꽝스럽다고 말합니다.

 

사실 남극은 너무 추워서 하늘 나는 것이 전혀 도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먹을 것이 그래도 풍부한 바닷속에서 헤엄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펭귄은 하늘을 날게 하는 날개를 줄여서 바닷속에서 헤엄을 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멋있지 않습니까? 겉모습만을 보고서 우스꽝스러운 ‘새’라고 말하지만, 환경에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열린 마음을 가진 놀라운 ‘새’입니다.

 

세상의 관점에서 볼 때, 좋아 보이는 것이 많습니다. 돈도 좋고, 세상의 높은 지위도 부러움을 삽니다. 명품이라는 물건들은 멋져 보이고,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는 많은 재능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멋진 것은 지금의 삶에서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하고 좋아하는 물질적인 세속적인 가치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이 주어지는 주님의 가치를 따르는 사람이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세상 사람들이 어리석다고 비웃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하느님 나라 안에서는 그 판단이 훨씬 어리석다는 것을 깨달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성인·성녀가 주님의 가치만을 따랐습니다.

 

오늘 대림 제3주일의 복음 말씀에서도 세상에서는 어리석어 보이지만, 주님으로부터는 큰 인정을 받게 되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바로 세례자 요한입니다. 그는 당시 사람들로부터 구세주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존경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스스로 “내가 구세주다.”라고 한마디만 했어도, 사람들은 하느님으로 떠받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로써 온갖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세상의 가치보다 주님의 가치가 더 중요하기에 가장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요한 1,26)

 

제1독서의 이사야 예언자도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자기 영혼은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한다고 하셨습니다. 주님 안에서 참된 기쁨을 얻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주님을 항상 맨 끝자리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이제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우리의 삶 안에서 실천해야 합니다. 그래야 지혜롭게 주님을 따르는 사람이 됩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6-18)

 

 

오늘의 명언: 우리 인생의 옷감은 선과 악이 뒤섞인 실로 짜인 것이다(셰익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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