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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10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3-12-09 조회수 : 565

대림 제2주일

오시는 주님의 길을 닦고 고르게 하자!

 

[말씀]

1독서(이사 40,1-5.9-11)

바빌론 유배시기 동안 이스라엘 백성은 해방에 대한 희망을 조심스럽게 피력하기 시작하며, 이때 흔히 제2이사야라 일컬어지는 익명의 예언자는 자신의 예언 신탁 첫머리를 본국에로의 귀환을 노래하는 희망의 메시지로 채색한다. 유배로부터 해방되는 복된 이 날, 하느님 친히 당신 백성을 새로운 이스라엘 땅으로 인도할 것이기에 길목을 가로막고 있는 모든 장애물은 정녕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는 구원된 새 이스라엘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다.

2독서(2베드 3,8-14)

그리스도의 최후 목격 증인들이 사라지고 난 다음,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이전처럼 피동적 자세로 되돌아가려는 유혹으로 갈등을 겪는다. 주님이 오시리라는 그날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며, 세상살이는 마냥 힘들게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사도 베드로를 저자로 하는 후기의 서간 하나는 인간을 위해 참고 기다리시는 주님, 아무도 멸망하지 않고 모두 회개하기를 바라시는 주님을 고백한다. 새 하늘과 새 땅을 맞이하기 위해 인간은 마땅히 티 없고 흠 없는 사람으로 평화로이 그분 앞에 나설 수 있도록 애써야 한다.”

복음(마르 1,1-8)

박해로부터 오는 온갖 시련으로 신음할 뿐만 아니라 새 세상에 대한 희망마저 저버릴 위기에 처해 있던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마르코는 세례자 요한의 메시지를 상기시킨다. 요한은 분명 예언자 이사야의 신탁(神託)을 되풀이하면서도 그 영적인 의미를 더 돈독하게 한다. 그리스도는 오직 회개한 사람이 닦아놓은 길을 따라서만 오실 것이다. 그리스도는, 세례자 요한이 오시기로 되어 있던 메시아 곧 당신 앞에서 몸소 보여주었던 모습대로, 자기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사람들과 함께하시기 위해서 오실 것이다.


[새김]

새로워진 세상을 기다림에서 우리는 흔히 들뜬 열정으로 시작하여 너무나 쉽게 체념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새 세상은 기나긴 시간 속에서 서서히 완성되어 나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해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하고 지금 당장이라는 열정에서 과연 그런 세상이 올까?’ 하는 체념으로 쉽게 넘어간다. 그러기에 새 세상을 기다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의 신앙 자세를 다시 정립할 필요가 있다. 참사랑의 나라에 다가서는 것을 방해하는 우리의 환상을 보다 먼저 정화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참을성 있는 정화작업을 바탕으로 할 때, 비로소 우리는 그리스도교 신자가 지녀야 할 열정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순간 새 세상에 대한 우리의 바람은 환상적인 유토피아를 벗어나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이번 대림시기를 통하여 이러한 적극적이며 능동적인 인내심이 우리 신앙인의 삶 속에 깊숙이 파고들어 오시는 주님을 열정적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하자.

우리의 구원을 위해 인내하시는 하느님, 당신이 마련하신 새 하늘과 새 땅을 우리 모두 회개를 통해 유산으로 상속받기를 염원하시는 하느님, 우리는 과연 이 하느님을 제대로 알아 모시고 있으며, 이를 티 없는 삶과 화해의 삶으로 준비하고 있는가?

우리는 모두 세례자 요한과 같은 겸손한 마음으로 오시는 주님을 영접해야 할 대림시기를 살고 있다. 오시는 그분의 길을 닦고 고르게 하기 위한 가장 분명하고 거룩한 방법은 화해의 성사[고해성사]를 기쁨으로 준비하고 겸손하게 이웃, 그리고 하느님과 화해하는 일이다.

 

화해의 성사로 대림시기를 기쁘게 준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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