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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23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11-23 조회수 : 738

루카 19,41-44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십니다.
당신을 죽이고 결국엔 자신마저 멸망하게 될 이스라엘의 운명을 미리 보시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문제는 이것입니다.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 !
그러나 지금 네 눈에는 그것이 감추어져 있다.”
세상은 우리에게 평화를 주는 게 돈이나 명예, 맛있고 풍부한 음식이라고 여깁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게 있습니다. 바로 ‘외로움’입니다.
외로운 이들은 이 지상에서 인간과 관계가 안 되기 때문에 지하의 마귀와 관계하게 되는데 그러면 그들에게 뜯어먹히는 참 지옥을 이 세상에서부터 체험하며 살게 됩니다.  
 
‘우와한 비디오’에 ‘도둑을 피해 6년째 거리로 나온 여자, 그 뒤 숨겨진 사연’이 나왔습니다.
연세가 지긋한 이 자매는 집에 있는 고양이와 물품들을 가지고 집 밖으로 나와 이틀에 많으면 닷새까지 집에 들어가지 않고 노숙합니다.
그 이유는 집에 도둑이 들기 때문이랍니다.
물론 조현병 증세로 피해망상에 걸린 것입니다.  
 
그녀가 이렇게 된 이유는 바로 아버지, 어머니의 죽음 때문이었습니다.
특별히 어머니 혼자 힘겹게 자신을 키웠는데, 세상은 어머니에게 일자리도 주지 않았습니다.
학생 때는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머리가 똑똑했던 자매이지만, 그렇게 어머니를 떠나보내야만 했던
세상을 미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집에 도둑으로 들어온다고 믿는 것은 바로 세상입니다.
세상이 자신을 비웃고 세상이 자신의 것을 훔쳐 간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니 세상에 속할 수 없게 되었고 어쩔 수 없이 지하의 것들과 친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하의 것들과 친하다면 세상에는 속할 수 없습니다.
만약 내가 누군가와 말하고 있는데 그 사람은 고양이하고만 말하고 있다면 나는 ‘내가 고양이보다 못한 존재인가?’ 라는 생각으로 무시당한다고 느낍니다.
그러면 그 사람과의 관계를 지속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사람도 어쩔 수 없습니다.
이미 세상에 대한 신뢰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SBS 제작진은 그분에게 대화할 수 있는 봉사자들을 붙여주었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업무적으로 그 자매와 이야기했지만, 자매는 호전되었습니다.
이런 분들만 있으면 자신의 병이 진작 나았을 것이라 합니다.
자신의 병이 무엇인지도 압니다.
바로 사람들과 섞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소속감을 느끼지 못할 때 인간은 스스로 무너집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바라보는 예루살렘의 미래였습니다.  
 
예수님은 “암탉이 제 병아리들을 날개 밑으로” 모으려 오신 분입니다.
병아리가 암탉을 물리치고 죽이면 그들에게 평화를 누가 줄 수 있을까요? ‘EBSCulture’에서 ‘두 팔이 감전 사고로 절단되었음에도 홀로 아이 넷을 키워내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아빠와 그런 아빠를 존경하는 아이들’이란 내용도 유튜브에 올라와 있습니다. 
 
아버지는 두 팔이 없지만, 4남매를 열심히 키웁니다. 아이들은 비록 어머니가 없지만, 그런 아버지를 존경합니다.
가족들이 둘러앉아 삼겹살을 궈 먹는 모습은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소속감’입니다.
평화의 반대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생존에 대한 걱정입니다.
이 걱정은 자신을 창조한 누군가의 사랑을 느낄 때만 해결됩니다.
사춘기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들을 창조하지 않은 것을 알기에 부모에게 저항하는 것입니다.
느껴야 할 평화를 더는 부모에게서 느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때 우리는 아이들을 하느님 품에 봉헌해야 합니다.
그 평화가 아이들을 무너지지 않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평화를 가져다주는 유일한 손, 곧 예수님의 구멍 뚫린 손안으로 안기며 이렇게 말합시다. 
“나는 나에게 평화를 주는 것을 찾았습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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