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19,11ㄴ-28
헬 조선? 어차피 살 거면 국뽕이 낫지 않을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탈렌트의 비유’와 비슷한 ‘미나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탈렌트의 비유에서는 주인이 세 종에게 각자 다른 양의 탈렌트를 맡기고 간 것으로 나오지만, 여기서는 종 열 명에게 각 한 미나씩 맡기고 떠났습니다.
그리고 떠나는 이유도 추가되었는데, 바로 자신이 왕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여기서 주인이 모진 분이라 여긴 사람은 자신의 주인이 왕이 되는 것을 원치 않은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대합니다.
가진 것을 빼앗아 한 미나로 열 미나를 번 종에게 줍니다.
그리고 자신이 왕이 되는 것을 반대한 이들을 처형합니다.
우선 탈렌트의 비유와 같은 내용은 자신이 가진 재능을 땅에 묻어놓고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이들은
‘감사’하지 않는 이들이라는 것입니다.
감사하지 않으면 불만이 커져 피해의식으로 더 요구하기만 하지 갚아드리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재능을 썩힙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자신이 받은 미나에 감사해서 주인께 더 많은 것을 돌려드리려고
노력하는 종들은 자기 주인이 ‘왕’이 되는 것을 긍정하는 이들입니다.
부모는 자녀들의 왕입니다.
왜냐하면 자녀들이 부모에게 받은 것에 감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감사하면 재능을 계발하여 성공에 이르고, 이것이 곧 나에게 은혜를 베푼 이를 나의 왕으로 삼는 방법이란 뜻입니다.
‘우와한 비디오’에 ‘흰 가루를 뒤집어쓴 채 자신의 몸을 토치로 지지는 의문의 남자’가 나왔습니다.
이분은 ‘베이비파우더’로 자기 온몸을 바르고 토치로 지집니다.
밤에도 부탄가스 토치로 자기를 괴롭히는 벌레들을 퇴치하는 일로 잠을 설칩니다.
그러다가 잠이 듭니다.
혼잣말도 하고 거의 조현병 수준입니다.
그분 지인의 말로는 어렸을 때 회사에서 머리에 구타당한 적이 있는데 그것으로 계속 약을 먹었다고 합니다.
20년 동안 결혼도 하고 자녀도 낳고 잘 살았는데 그동안 마음의 의지가 되었던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러한 증상이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어머니는 이분에게 자신을 지켜주던 왕이었습니다.
어머니에게 감사한 것이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망가질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더는 감사할 존재가 남아있지 않게 되자
무너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감사할 대상이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요? 나를 존재하게 해 준 분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분으로부터 받은 한 미나, 곧 생명이 허물어지지 않습니다.
나에게 생명을 주신 분을 위해 그렇게 내버려 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와한 비디오에 ‘가슴이 웅장해지는 애국가 만병통치약 썰’도 있습니다.
33년 동안 몸담아온 교직에서 갑자기 교직에서 허전한 마음에 우울증과 대인기피증, 알코올 중독에 걸려버린 한 분이 어느 날 TV에 나오는 애국가를 듣고 그것을 부르기 시작하면서 모든 게 고쳐졌다는 것입니다.
애국가를 새벽부터 부르면 나라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생기고, 그러면 가족에 대한 사랑, 그리고 나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생겨 몸을 건강하게 지키게 되는데 어떻게 애국가를 부르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자녀가 부모에게 감사하는 것과 같고
우리가 주님을 왕으로 찬미드리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이 우리를 살립니다. 이분의 말씀을 들어봅시다.
“애국가 가사 내용이 나라 사랑, 더 좁게는 가족 사랑, 더 좁게는 개인, 나 자신의 사랑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내 몸이 튼튼하고 건강해야지만 가족도 지키고 나라도 지킨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애국가를 부르게 되었습니다.”
헬 조선이라고 하며 불평해봐야 무슨 이익이 있을까요? 역사상 지금만큼 살기 좋은 때는
없었습니다.
감사하면 감사하는 대상이 왕이 됩니다.
왕은 감사하는 존재를 뱀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보호해줍니다.
그러나 감사를 잃으면 그분이 왕이 되는 것을 거부하여 결국 뱀에게 사로잡힙니다.
뱀과 하나가 되면 그동안 받던 모든 것을 잃고 지옥과 같은 삶, 더 나아가서는 빠져나올 수 없는 지옥으로 떨어집니다.
우리가 감사할 하느님이 계신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바치라고 했던 것은 이처럼 큰 은총입니다.
그런데도 십일조를 감사히 봉헌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우리에게 생명과 시간과 모든 것을 주신 그분을 왕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뱀의 꾀임에 속는 것일 수 있습니다.
선악과를 봉헌함이 주님을 주인이실 뿐 아니라 왕으로 인정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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