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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7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11-07 조회수 : 504

루카 14,15-24 
 
오늘 우리 교회의 서비스는 어떠합니까? 
 
 
동네 칠순 잔치에 초대받았습니다.
초대받은 우리 식구들 숫자만 해도 10명 남짓입니다.
모든 잔치 비용을 아들딸들이 분담했을 텐데, 시골이라도 잔치 음식의 수준이 만만치 않습니다.
일인당 삼사 만원은 족히 될 텐데, 빈대도 낯짝이 있다고, 어떻게 그냥 맨입으로만 가겠습니까?
작은 선물도 하나 챙기고, 적은 금액이라 할지라도 봉투도 챙겨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잔치 중의 잔치, 천상 잔치는 전혀 선물이나 봉투가 필요 없는 무상의 잔치입니다.
그리고 그 잔치는 세상 모든 사람들, 특히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을 VIP로 모시는 특별한 잔치입니다. 
 
‘어서 고을의 한길과 골목으로 나가 가난한 이들과 장애인들과 눈먼 이들과 다리 저는 이들을 이리로 데려오너라.’ ‘큰길과 울타리 쪽으로 나가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들을 들어오게 하여, 내 집이 가득 차게 하여라.’ 
 
하늘나라 잔칫상 초대 비유는 우리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과분하게도 영원한 생명과 천상에서 누릴 충만한 기쁨의 축제가 죄인들을 포함해서 그 누구에게도 제외되지 않는다는 것, 세상 모든 사람들을 향해 활짝 열려 있다는 것, 얼마나 감지덕지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하늘나라 잔치 초대를 통해 구원의 보편성을 온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널리 선포하셨는데, 안타깝게도 가장 하느님 가까이 있다고 자부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은혜로운 잔치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불참의 이유를 드는데,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겨릿소 다섯 쌍을 샀는데 그것을 부려 보기 위해서! 남아도는 게 시간 뿐인데, 겨릿소 다섯 쌍,
내일 부려봐도 아무 문제 없는데, 그 작은 이유로 구원과 영원한 생명이라는 은총을 자신의 발로 멀리 차 버렸습니다. 
 
방금 장가를 들었다고! 지상에서의 혼인은 잠시지만, 천상에서 영원한 신랑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이루어지는 혼인은 영원한 혼인인데... 
 
요즘 어머니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가수의 미담이 세간에 희자되고 있습니다.
그 가수의 공연 티켓을 사주는 자녀들은 요즘 가장 효심이 지극한 사람들로 인정받는답니다. 
 
그 가수께서 어르신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가 있더군요.
공연의 질도 질이지만, 그렇게 서비스가 좋답니다.
장시간 진행되는 콘서트 시간, 자리가 불편할까봐, 좌석 하나 하나에 방석을 깔아놓고, 공연이 끝난 후에는 선물로 준답니다. 
 
방향 감각이 둔감해진 어르신들을 위해 지하철역부터 시작해서 공연장, 화장실에 이르기까지 자원봉사 스텝들이 그렇게 친절히 안내를 한답니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바깥에 대기하고 있는 자녀들을 위한 쉼터까지 마련해놓는답니다.
공연 내내 빼어난 노래 실력에 어르신들에게 기쁨을 선물하는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거듭 건넨답니다. 
 
그 시간만큼은 지상에서 천국을 맛보는 시간이랍니다.
공연이 끝난 후 많은 어르신들이 그러신답니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오늘 우리 교회는 어떠합니까?
우리 교회는 교우들과 지역 주민들을 위해 어떤 서비스를 베풀고 있습니까?
그 서비스의 질은 어떻습니까?
만족도는 어떠합니까?
우리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성체성사를 통해 사람들은 지상에서 천국을 맛보고 있습니까?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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