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0주간 금요일>(11.3)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는 것이 합당하냐, 합당하지 않으냐?"(루카14,3)
형식과 본질!
오늘 복음(루카14,1-6)은 '예수님께서 수종을 앓는 이를 안식일에 고치시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어느 안식일에 바리사이들의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의 집에 가시어 음식을 잡수실 때, 그분 앞에 수종을 앓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율법 교사들과 바리사이들에게 물으십니다.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는 것이 합당하냐, 합당하지 않으냐?"
그들은 잠자코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의 손을 잡고 병을 고쳐서 돌려보내십니다. 그리고 다시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 누가 아들이나 소가 우물에 빠지면 안식일일지라도 바로 끌어내지 않겠느냐?"(루카14,5) 그들은 이 말씀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왜, 예수님의 물음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예수님께서 지금 여기에 있는 우리들에게 같은 질문을 하신다면, 우리는 어떤 대답을 내놓을 수 있겠는가?
'안식일, 곧 주일은 부활하는 날'입니다.
이 부활은 '죄(병)로부터의 부활'이며, '아픔과 시련과 지침으로부터의 부활'입니다.
이것이 바로 '안식일(주일)의 본질'입니다.
늘 우리라는 공동체 안에는 '형식과 본질'이 놓여져 있습니다. 형식은 다양하고 복잡하지만, '형식이 향하고 있어야 할 곳은 본질'입니다. '형식은 그 자체가 본질이 아니며, 본질로 나아가게 하는(이끄는) 도구요 수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본질보다도 형식에 집착하거나 얽매일 때가 많습니다. 법이나 규칙 등으로 표현되는 형식은 참으로 소중한 것들이지만, 그것이 결코 본질이 아닙니다.
우리는 모든 것(기도.미사.나눔 등등) 안에서, 그것들이 지향하는 본질을 바라볼 수 있는 영적인 눈이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본질은 감추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본질을 바라보면서, 형식을 바라봅시다!
(~ 에제 16,63)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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