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13,10-17
주님께서 우리의 고통을 지켜보시며 함께 하십니다!
혹시라도 18년 동안 혹독한 병고에 시달려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예수님 시대 당시 평균 수명이 고작 4~50세 였으니, 18년을 병고에 시달렸다면 거의 인생의 절반 가량을 병마와 싸웠다는 말입니다.
병과 관련해서 나름 많은 고초를 겪었다고 자부하는 저는 어린 시절 3년여, 젊은 시절 7년여,
한 십년 병치레를 해보니...정말이지 신체는 물론이고 마음이며 정신, 영혼이며 멘탈이 탈탈 털리는 느낌이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에. 이 병원 저 병원 순례를 다녀보지만 차도는 없고...
쌩고생들 하고 계시는 환자들의 그 심정 백이십퍼센트 이해가 갑니다.
18년 세월 동안 병마에 사로 잡혀 허리를 조금도 펴지 못한채 살아왔던 한 여인이 오늘 마치도 기적처럼, 동화의 한 장면처럼 인생 역전을 이룹니다.
이렇게 사는 바에야 차라리 죽는 게 더 낫다는 심정에 세상 울적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여인을
예수님께서 눈여겨 보십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제쳐놓고 오직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십니다. 그녀의 아픈 부위에 친히 당신 손을 대십니다.
말씀 한 마디로 그녀의 오랜 질병, 끔찍한 질병을 낫게 하십니다.
여인은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하면서 감격해합니다.
눈에서는 감사의 눈물이 쉼없이 흘러내립니다.
순식간에 고질병의 치유라는 평생 소원을 이룬 여인의 모습에 예수님도 흐뭇해하십니다.
회당내 군중들도 함께 기뻐합니다.
그러나 유일하게 한 사람, 회당 내에서 자칭 가장 거룩한 사람, 가장 하느님 가까이 있다고 자부하던 사람, 회당장만이 볼멘 목소리로 외칩니다.
“일하는 날이 엿새나 있습니다. 그러니 그 엿새 동안에 와서 치료를 받으십시오. 안식일에는 안 됩니다.”
오늘 우리는 어느 편에 서 있습니까?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신 은총으로 고통 중에 있는 이웃들에게 치유를 선물하고 있습니까?
그게 아니라면 오랜 고통에시 해방된 이웃의 모습에 함께 기뻐하고 있습니까?
혹시라도 눈에 불을 켜고 율법의 잣대를 들이대며 이웃을 심판하고 있지 않습니까?
오늘도 모질고 긴 병고에 시달리고 계신 분들, 부디 힘내시길 빕니다.
이 혹독한 고통, 반드시 끝이 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반드시 우리에게 다가오시고 손수 우리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주실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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