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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16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10-16 조회수 : 466

오늘 우리는 예수님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공생활 기간 동안 드러난 예수님의 언행은 그야말로 세상 자상하고 따뜻한 아버지의 모습이었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외아들을 잃고 망연자실 슬퍼하는 과부의 모습에 예수님의 손은 저절로 들썩이는
과부의 어깨를 어루만집니다.
아들의 관을 쓰다듬습니다.
그리고 하시는 말씀. “울지 마라. 내가 살려주겠다.” 
 
어리디어린 나이에 절명한 회당장 딸의 처지가 너무나 안타까웠던 예수님께서는 이미 죽은 소녀의 손을 잡아 일으키며 외치십니다. “탈리타 쿰!” 
 
오랜 나병으로 온몸이 종기투성이인 나병 환자,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하루하루 연명하다가,
비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뿐인 나병 환자를 마주한 예수님 눈에서 자동으로 연민의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상처와 진물이 흐르는 그의 환부에 손을 대시며 속삭이십니다. “깨끗하게 되어라!” 
 
가난하고 고통받은 백성을 향해서는 더없이 자애로운 아버지의 모습을 보이셨지만, 반대로 상대가 위선적으로 이중적일 때, 완고하고 사악할 때, 끝까지 회개하지 않을 때, 예수님의 태도는 돌변하십니다. 
 
던지시는 말씀이 그야말로 거칠 것이 없습니다.
말씀 한마디 한마디에 날이 서 있습니다.
강력한 경고 말씀이요, 강력한 철퇴 같은 말씀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만 해도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매료된 군중의 수효는 점점 더 많아졌습니다.
구름 군중이 몰려온 것입니다.
제가 예수님 같았으면, 그 모습에 기분이 우쭐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몰려온 군중에게 감사의 표현을 먼저 했을 것입니다. 
 
“여러분, 여기까지 오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렇게 많이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말씀을 듣기 위해 먼길 마다하지 않은 여러분을 아버지 하느님께서 기꺼이 여기시고 축복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웬걸, 말씀이 날카로운 가시 같습니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이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의 표징밖에는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다.” 
 
예수님의 강력한 경고 말씀 이면에는 당신을 향한 믿음이나 신앙 고백은 조금도 없이 그저 당신이 행하시는 기적과 치유 활동에만 연연해하는 군중의 불신앙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예수님 당신을 신앙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그저 기적의 도구로 전락시킨 군중의 초보 신앙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혹시라도 이스라엘 군중과도 같은 호기심의 대상, 사주 관상을 잘 보는 무속인으로 전락시키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렇게 될 때 우리 역시 예수님의 강력한 경고 말씀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을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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