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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8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3-10-07 조회수 : 385

연중 제27주일

모든 이에게 열려 있는 하느님 나라

 

[말씀]

1독서(이사 5,1-7)

기원전 8세기, 상류계급 출신의 이사야는 당대 지배계급의 비도덕성을 거슬러 목소리를 높인다. 그는 지도자들이 공정과 정의를 경시하는 현실 속에서 하느님의 개입은, 날이 가면 갈수록 더욱더 위협적인 세력으로 다가오는 아시리아 제국을 통하여 전개될 것임을 내다보며 예고한다. 포도 재배에 익숙했던 사람들에게, 포도밭이라는 비유를 들어, 선택된 민족 이스라엘은 결국 하느님으로부터 저버림을 받게 될 것임을 선포한다. 세상에 하느님을 증언하기 위해 선택된 이스라엘은 주어진 사명에 충실하지 못했으므로 그 특권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2독서(필리 4,6-9)

사도 바오로는 주님의 기대에 부응하는 공동체가 어떤 공동체인지를 설명한다. 이 공동체는 미래를 향해 열려 있는 공동체로서 감사의 마음과 평화 속에 사는 공동체이며, 언제나 참되고 고결한 것, 의롭고 순결한 것, 사랑과 명예를 받기에 합당한 것들을 추구하는 공동체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하여 이 공동체는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복음(마태 21,33-43)

포도밭 비유 이야기를 통하여 예수님은 율법과 성전을 자기들의 것인 양 자랑하고 있는 바리사이들과 대사제들의 잘못된 의식을 질타하신다. 자신들에게 주어진 사명은 소홀히 한 채 하느님으로부터의 선택을 하나의 특권으로 인식했으며, 이로써 모든 민족을 위한 하느님의 구원계획을 왜곡시켰기 때문이다. 하느님 나라는 이제 그들이 아니라 그 나라를 향해 열려 있는 모든 사람에게 주어질 것이다. 유다교 지도자들의 저항은 거세져 그들로부터 저버림과 단죄를 받을 것이나, 예수님은 끝내 하느님의 새 성전 머릿돌이 되실 것이다.


[새김]

그리스도교 신자들로서의 우리, 우리의 자부심은 어디에서 유래하는가? 혹시 하느님과 그분의 나라를 독차지할 수 있다는 왜곡된 자만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는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들이 아니라 하느님의 권위에 도전하는 사람들, 그분의 자리를 취하려는 사람들이 되어 버린다. 우리는 분명 하느님의 구원계획 실현을 위해 봉사자로 선택된 사람들이지, 그 계획을 함부로 조정하거나 변경 또는 변질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하느님과 하느님 나라에 대하여 잘못된 자만심에 빠져 있는 경우, 우리는 우리 그리스도교 신자들과 전혀 다른 세계 또는 종교의 사람들이 우리가 수행해야 할 사명을 너무나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때로는 충격까지 받는다. 이러한 놀람과 충격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하여 우리의 잘못된 의식을 바꾸어야 한다. 예언자들의 뒤를 이어 예수님이 박해와 죽음 앞에 서신 것은 선택된 사람들만이 하느님 나라를 차지할 수 있다는 의식을 바로잡기 위함이었다. 옛 이스라엘 백성이든 새 이스라엘 백성, 곧 그리스도교 신자이든 하느님께서 이들을 선택하신 목적은 세상의 모든 이를 구원으로 이끄시기 위함이다. 따라서 선택에 따른 우리의 사명은 이웃의 구원에 있다.

 

이웃의 구원을 위한 노력이 곧 우리의 구원을 밝게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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