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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1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9-18 조회수 : 457

어떤 아이가 방학 때 하루 종일 게임만 했던 적이 있다고 말해주더군요. 부모님께서 마침 친척 집에 가신 날, 이날은 후회 없이 게임만 하겠다고 다짐했고 실제로 화장실 갈 때와 주문 배달한 피자 먹을 때 말고는 게임을 멈추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원 없이 게임했으니 이제 게임하기 싫겠다.”라고 말했더니, “아직도 부족해요.”라고 대답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렇게 게임만 하는 것이 몸에 좋을 리가 없겠지요. 이 사실을 아이도 잘 알고 있었고, 공부해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게임을 끊기는 힘들었습니다.


우리가 동물보다 품위 있는 이유는 욕구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품위를 버리는 사람이 점점 늘어납니다. 욕구를 계속 표출해서 자기에게만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도 아픔과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아마 대표적인 예가 ‘묻지마 범죄’가 아닐까 싶습니다.


욕구 조절하는 것이 쉬울 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지가 품위를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인간이기에 어렵더라도 반드시 욕구를 참아낼 수 있다는 자기에 관한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욕구를 조절하면서 악을 피하고 선을 행할 때, 주님의 멋진 자녀라고 불릴 수 있습니다. 욕구를 참아내서 자기 품위를 높일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백인대장의 품위를 오늘 복음에서 봅니다. 로마의 백인대장인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예수님께 명령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편하고 쉬운 방법일 것입니다. 하지만 백인대장은 쉬워 보이는 방법을 따르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주님의 입장도 헤아립니다. 유다인이 이방인의 집 안으로 들오면 불결해진다는 율법을 알고서, 당신 말씀만으로도 자기 노예의 병이 고쳐질 것이라는 믿음을 보입니다. 이 믿음이 너무나 대단하기에 우리는 영성체 때에 그의 말을 인용해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굳은 믿음이 없다면 그러한 행동을 전혀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백인대장의 품위였고 그 품위가 사랑하는 노예의 병을 고칠 수 있게 했던 것입니다.


우리의 품위는 어떤가요? 그냥 품위는 치워 버리고 자기 멋대로 살려고 하는 편하고 쉬운 길만 선택했던 것은 아닐까요? 그런 상태에서는 주님께서 절대로 함께하지 않으십니다. 주님의 표징도 볼 수 없으며, 주님께서 주시는 은총과 사랑도 얻을 수 없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동물처럼 본능에만 충실한 것이 아니라, 그 본능을 조절하면서 품위 있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그 품위를 지키면서 멋진 주님의 제자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의 명언: 최선을 다했다는 말을 함부로 쓰지 마라. ‘최선’이라는 말은 내 자신의 노력이 나를 감동시킬 수 있을 때 비로소 쓸 수 있는 말이다(조정래).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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