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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14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9-14 조회수 : 501

인생의 십자가가 다가올 때 마다 즉시 예수님을 바라봐야겠습니다! 

 

 

성 십자가 현양 축일에 십자가에 대해서 묵상해봅니다.

십자가라는 것, 생각할수록 묘하고 신비스런 그 무엇입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존재 자체가 무거운 십자가의 연속인 분들이 있습니다.

하루하루 주어진 삶 자체가 힘겨운 십자가인 분들도 계십니다. 

 

십자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제각각입니다.

어떤 사람은 마치 성냥개비 두개를 교차시켜 만든 듯한 가벼운 십자가, 잠자리 날개처럼 초경량급 십자가가 살짝 주어졌음에도, 세상 끝난 것처럼 난리를 치고 괴로워합니다. 

 

그런데 또 다른 사람은 감당하기 벅찬 천근만근 무게의 십자가를 매일 지고가면서도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기쁘게 살아갑니다.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아마도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사람이

십자가에 어떤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가?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산고를 겪고 있는 엄마는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이 하늘을 찌르는 것처럼 극심하지만, 잠시 후 태어날 새 생명을 생각하며 기꺼이 견뎌냅니다.  

 

선두에서 단독 질주 중인 마라톤 대회 우승 후보자는 40킬로미터 지점 쯤에서 느끼는 육체적인 고통이 엄청납니다.

그러나 잠시 후 결승선에서 누리게 될 영예와 성취감을 생각하며 기쁘게 달려갑니다. 

 

우리 모두 불완전한 인간 존재로서 불완전한 이 세상 안에 살아가다보면, 어쩔 수 없이 이런 저런 다양한 무게의 십자가를 지고 갑니다.  

 

십자가 하나를 잘 극복했다 생각하면, 어느새 또 다른 십자가가 등장합니다.

어떤 사람의 어깨 위에는 별의별 유형의 십자가가 셀수도 없을 정도로 많이 얹혀 있어서

제대로 걸어갈 수 없을 정도입니다. 

 

결국 우리에게 주어지는 평생의 과제는 숙명과도 같은 십자가를 평생 친구처럼 생각하는 것입니다.

무겁다, 괴롭다, 여기며 도피하지 말고, 이왕 지고갈 십자가 큰 마음으로 지고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일 한 가지!

매일 우리에게 다가오는 십자가를 인간적인 눈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영적인 눈으로, 주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입니다.

결국 매일의 십자가에 대한 지속적인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일입니다.

부단히 십자가의 신비를 묵상하는 일입니다.

세상 울적하고 괴로운 얼굴이 아니라 기쁘고 행복한 얼굴로 십자가를 지는 일입니다. 

 

한 두명도 아니고 7명이나 되는 어린 자녀들을 지극정성으로 양육하는 한 젊은 어머니를 뵙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로 인해 어머니의 하루는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무럭무럭 성장하는 아이들의 교육과 의식주 해결을 위해 하루 온종일 동분서주하노라면 하루가 후딱 지나갑니다.

하루 온종일 지지고 볶고, 세탁기를 돌리고 또 돌립니다.

청소기를 돌리고 또 돌립니다. 

 

쉴틈 없이 돌아가는 힘겨운 일상에 지쳐 짜증 낼법도 한데, 절대 그런 법이 없습니다.

환한 얼굴에 콧노래가 끊이지 않습니다. 대체 비결은 무엇일까요?

매일의 작은 십자가에 큰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 가톨릭에서는 십자가를 절대로 나쁘게 보지 않습니다.

성당에 오면 십자가를 말끔히 없애준다고 외치지도 않습니다.  

 

대신 십자가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라고 강조합니다.

십자가를 지고 있는 우리에게 더 큰 십자가를 지고 계시는 예수님을 바라보게 합니다.

바로 그 십자가에서 위로받게 하고 힘을 얻게 합니다.

오늘 우리의 작은 십자가들에 반드시 의미가 있음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십자가가 다가올 때 마다 즉시 예수님을 바라봐야겠습니다.  

 

십자가를 잘 지고 갈 때, 십자가 그 너머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부활의 영광을 끝까지 희망하며 그렇게 살아가야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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