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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7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9-07 조회수 : 398

1코린토 3,18-23
루카 5,1-11 
 
시몬 베드로는 예수님의 요청 앞에 아무런 표징도, 특별한 그 무엇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묵묵히 순명했습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루카 복음 5장 4절) 
 
안그래도 밤새 헛탕 치고 돌아온 베드로 사도였기에,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그는 어이가 없었을 것입니다.  
 
나자렛의 목수 출신이신 예수님, 고기잡이의 문외한인 예수님께서 고기잡이 전문가인 자신에게 조언을 해주신 것이 꽤나 고깝게 들렸을 것입니다.
‘이분이 지금 뻔데기 앞에 주름잡고 계시네!’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몬 베드로 사도는 참 착하고 순종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전문가적 판단에서 도저히 안 될 것이라는 것,
의미 없는 일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루카 복음 5장 5절) 
 
시몬 베드로의 대답은 아마도 이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스승님, 저 이래봬도 전문직 어부 입니다. 이 근방에서 저 모르면 간첩입니다.
제 어부 경력이 30년입니다.
안될 것 뻔히 알지만 스승님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예의상, 속는 셈 치고 그냥 한번 그물을 쳐보겠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홀로가 아니라 팀으로 고기를 잡던 어부였습니다.
두척의 배 사이에 긴 저인망 그물을 바닥에 내려놓은 다음, 배를 이동시켜, 바닥을 끌면서 고기를 잡는, 이른바 저인망 어선을 몰았습니다.
이런 작업을 위해서는 적어도 4명의 어부가 필요했습니다. 
 
어부들의 오랜 경험에 따르면, 동이 터오는 아침 시간에 그물을 치는 것은 쓸모없는 일이었습니다.
잘 잡히는 밤 시간에도 고기를 못잡았다면, 아침 나절에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맞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무조건 그물을 내리라고 하십니다. 
 
엉뚱한 시간에 그물을 내리라는 예수님의 명령은 일종의 시험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물을 내리라는 명령을 통해 시몬 베드로의 믿음, 그의 순응성, 스승을 향한 신뢰심 등등을 시험해 보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부르시고 선택하실 때 조건 없는 믿음을 요구하십니다.
즉각적인 순명을 원하십니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하는 낙관성을 바라십니다.
이러한 요구는 나자렛의 마리아나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었습니다. 
 
스승님의 명령에 따라 시몬 베드로가 보인 믿음을 헛되지 않았습니다.
그와 동업자들은 잠시 후 엄청난 목격합니다.  
 
사실 처음에는 내키지 않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마지못해 그물을 내린 시몬 베드로였습니다.
그러나 잠시 후 그물을 끌어올리면서 깜짝 놀란 것을 넘어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세상에 머리털 나고 그렇게 많은 고기를 한꺼번에 잡아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갈릴래아 호수 속 고기란 고기는 총집합 한 것 같았습니다.
얼마나 고기가 많이 잡혔던지 그물이 터질 지경이었고, 고기들을 쌍끌이 어선 위로 끌어올리니, 수많은 고기들의 무게로 배가 가라앉을 정도였습니다. 
 
시몬 베드로는 예수님의 요청 앞에 아무런 표징도, 특별한 그 무엇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묵묵히 순명했습니다.
바로 그 때문에 그는 자신이 받은 소명과 자신의 생애에 걸맞는 표징을 받았습니다. 
 
구원에 이르기 위해서는 강한 믿음이 요청됩니다.
하느님께서는 다양한 표징들을 통해 우리 인간의 믿음을 강하게 해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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