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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8-26 조회수 : 309

1970년대에 아이오와 주립대학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미식 축구 코치 헤이든 파이는 원정팀이 사용할 라커룸을 분홍색으로 칠하게 했습니다. ‘계집애 같은 색’으로 적들의 남성적 저돌성을 악화시키겠다는 작전이었습니다. 이 작전은 성공했을까요? 대성공이었습니다. 그 뒤 아이오와 주립대학의 키닉 스타디움은 원정팀의 무덤으로 악명을 높였습니다. 

이렇게 색깔 하나에도 영향을 받는 연약한 인간입니다. 이 점만 봐도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스스로 대단한 척합니다. 색깔 하나만으로도 승패가 결정될 정도로 나약한데도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내가 하는 그 모든 것은 결국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서 하신 것입니다. 

겸손을 강조하신 주님의 말씀을 깊이 묵상해야 합니다. 겸손을 통해서만 하느님 존재에 대한 큰 믿음을 갖출 수 있으며, 자신을 낮춤으로 인해서만 나의 이웃과 함께할 가능성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느님 없이 이 세상을 살기에는 너무 나약하고 부족합니다. 그래서 잘난 채 해봐야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철저하게 하느님을 찾아야 하고, 철저하게 하느님과 함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하느님 없이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오히려 하느님을 팔아서 자기를 더 높이려고만 합니다. 이런 이가 바로 예수님께서 그토록 위선자라고 꾸짖었던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의 말은 하느님에 관한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그들이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키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말라고 하지요. 이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진정으로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은 말만 할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도 말씀만 하시고 아무런 행동을 보여주시지 않은 것이 아닌,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당신께서 하신 그 모든 일은 우리에게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하셨지요. 우리가 보고 따라 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은 철저하게 실천하지 않았습니다. 자기들에게만 유리하게 율법을 지키면서 자기를 높이려고만 했습니다. 이로써 다른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면서 하느님께 나아가지 못하게 합니다.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실천하고 있을까요? 인간의 나약하고 부족함을 기억하면서 어떻게든 주님을 따르는 데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록 부족하고 나약하지만, 주님의 뜻을 실천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통해 주님과 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그만큼 영원한 생명을 얻을 가능성도 커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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