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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6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8-06 조회수 : 320

복음: 마태 17,1-9: 예수님의 얼굴은 해와 같이 빛났다. 
 
교회는 오늘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을 지낸다. 이 축일을 지내는 의미는 그리스도께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완성하시며 당신이 부활의 영광을 차지하신 것과 같이 우리도 “그분처럼”(1요한 3,2) 되어야 한다고 초대하는 축일이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닮는 참된 변화는 십자가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전례는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 교회는 40일 후 9월 14일에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을 지내는 것이다. 우리가 이루어야 할 변모는 바로 영광으로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는 것임을 오늘의 전례는 말하고 있다.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2절) 예수님의 얼굴은 해처럼 빛났다. 그것은 주님께서 세상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빛”(요한 1,9)이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 빛은 우리 인간의 마음에 보이는 빛이며 마음의 눈에 보이는 해이며 지혜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주님의 옷은 그분의 교회를 의미한다. 그 옷자락은 손을 대기만 하여도 병이 나은 여인처럼, 구원을 받는 바로 그분의 교회를 말한다. 그 옷은 그렇게 빛처럼 빛나야 한다. 
 
“모세와 엘리야가 그들 앞에 나타나”(3절) 예수의 영광스러운 모습은 십자가를 통해서 나타나는 것임을 복음서에서 알려주고 있다. 오늘 복음에 나타난 모세와 엘리야는 예언자와 율법을 대표하는 분들이지만 구약에서 하느님의 구원계획 때문에 가장 많은 고통을 당한 분들이다. 이분들은 예수께서 가셔야 할 길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신다. 그 길은 십자가의 고난을 통해 영광으로 들어가는 길이며, 바로 이것이 제자들이 목격한 위대한 신비이다. 그러기 때문에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9절)고 하신 것이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4절) 베드로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고 있다. 그 초막은 당신이 십자가와 부활로 하늘에 마련되어야 할 초막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베드로는 주님의 영광을 보고 기쁨에 차서 이 말을 하게 된 것이지만, 영광에 앞서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삶 속에서 모든 유혹을 이겨내도록 기도해야 한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5절) 구름이 그들을 덮었다. 베드로가 말한 초막보다 더 좋은 초막, 빛나는 구름으로 그들을 덮어주셨다. 그 빛나는 구름은 의인들에게 그늘을 드리워 주고 그들을 보호해 주고 그들을 비추는 구름이다. 그 빛나는 구름 속에서 아버지께서는 이 말씀을 하셨으니, 그 구름은 아버지의 권능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아버지의 이 말씀은 아드님을 대신하여 아버지께서 베드로에게 하신 답이다. “듣는다는 것”은 행하라는 것이며, 즉 귀로만 듣는 것보다 그 말대로 실천하라는 것이다. 바로 예수께서 보여주신 모범대로 사는 것, 곧 자기 뜻대로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대로 살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삶을 통하여 우리도 영광스러운 주님의 모습을 닮아갈 수 있어야 한다. 
 
“제자들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 채 몹시 두려워하였다.”(6절) 제자들이 두려워한 것은 그곳은 사방에 아무도 없는 높은 산이었고 고요했으며, 변모가 일어났고,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놀라운 일이었으며 그리하여 두려움과 경배의 감정을 함께 느끼며 땅에 얼굴을 대고 엎드렸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들을 일으켜 세우신다. 주님께서는 제자들을 더 강하게 해 주시어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들을 수 있도록 해 주시는 모습이다.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7절) 제자들이 두려움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들이 죄인이라는 것을 알았거나,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었기 때문이거나, 아버지의 말씀을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의 나약성으로 그런 엄청난 영광을 보았을 때, 아마 두려움과 놀라움으로 몸과 마음이 떨려 땅에 엎드려지고 말 것이다. 당신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따를 수 있도록 먼저 두려움을 사라지게 해 주셨다. 당신은 병자를 치유해 주실 때도 “두려워하지 마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그들이 눈을 들어 보니 예수님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8절) 제자들은 모세와 엘리야가 함께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고, 또한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는 것을 보았고 아버지의 말씀도 들었다. 그리고는 두려움에 땅에 엎드렸다. 예수님께서 그들을 일으키셨을 때, 그들은 예수님만 보였다고 한다. 그것은 모세와 엘리야, 즉 율법과 예언서가 예수님 안에 하나가 된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는 셋이었지만, 셋이 하나가 되었다는 것이다.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9절) 제자들은 아직 십자가를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영광은 십자가를 통하여 얻는 것이기 때문에 십자가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그 의미를 알 수가 없으므로 함구령을 내리신 것이다.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 사건은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다는 것과 이제 하느님께서 인간들 가운데 하느님의 참된 거처를 가지시는 것을 확신시키는 사건이다. 그러면서 또한 이 변모 사건은 신앙인들의 길을 분명히 제시한다. 그것은 부활의 승리와 기쁨이 아무런 어려움이나 시련 없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의 고통을 통해서만이 주어질 수 있는 것임을 가르치고 있다. 영광스러운 변모가 우리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십자가의 도전을 이겨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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