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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6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7-06 조회수 : 536

사함의 권과 기적의 힘이 하나라고? 
 
 
오늘 복음은 중풍 병자를 고치신 내용이지만, 실제로는 ‘용서’에 관한 주제입니다.
용서의 권한이 인간에게 주어질 수 있는가가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예수님은 중풍 병자의 병과 죄의 용서를 동시에 해주십니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이 일을 보고 군중은 두려워하며,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라고 하며, 예수님만이 아닌 “사람들”에게 죄의 용서 권한이 주어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인간이 죄를 사해줄 수 없다고 믿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대로 “악한 생각”입니다.
하느님을 자비롭지 못한 분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죄를 용서하는 권한과 병이 낫는 힘은 같은 원천에서 옴을 알려주시기 위해 이 기적을 행하신 것입니다.
기적의 힘이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을 인정하면서 죄의 용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모순입니다.
기적의 힘을 주시는 분은 죄의 용서도 주십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람에게 기적의 힘이 주어진다고 믿나요? 그러면 다 해결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주 우리에게 기적의 힘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믿는 것이 겸손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믿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표징들이 따를 것이다. 곧 내 이름으로 마귀들을 쫓아내고 새로운 언어들을 말하며, 손으로 뱀을 집어 들고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으며, 또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마르 16,17-18)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이 죄도 용서해 줄 수 있습니다.
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할 수 있습니다.
죄를 용서할 수 있다고 믿는 이는 기적도 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죄의 용서가 곧 기적입니다.  
 
신문 배달, 부두 하역, 탄피 수집, 고물상 등으로 시작해 지금은 커다란 부를 이룬 이대봉 참빛그룹 회장이 있습니다. 이렇게 기적을 일궈내는 분들은 믿음이 있습니다. 
 
할 수 있다는 믿음 없이 저절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물 위를 걸을 수 있다고 믿어야 첨벙대면서도 물 위를 걸을 수 있게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시도조차도 하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분은 “게으른 이에겐 가난이 밀물처럼 밀려오고, 부지런한 이에겐 돈이 밀물처럼 밀려온다는 말을 나는 믿어요”라고 말합니다.
이 믿음이 세상적으로도 성공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믿음은 용서나 사랑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이분은 한 해에 60여 명을 서울대에 보내는 서울예술고등학교 이사장이기도 합니다.
2010년 도산 위기에 놓인 서울예고와 예원학교를 인수하여 우리나라 예술계에 커다란 이바지를 하고 있습니다.
한 신문 배달부가 이러한 삶을 살게 된 것은 기적과 같은 일입니다.
그런데 그분은 또 하나의 기적을 이뤄냈습니다. 바로 ‘용서’입니다.  
 
서울예고는 1987년 당시 열여섯 살이었던 막내아들이 학폭으로 목숨을 잃은 학교입니다.
그래서 이 학교를 인수할 때 가족의 많은 반대도 있었습니다.
그는 아들의 죽음을 이렇게 회상합니다.  
 
“뉴욕 출장 중인데 비서가 전화했어요.
빨리 돌아와야겠다고. 막내 대웅이가 선배들한테 맞다 심장마비가 와서 병원에 실려 갔다고요.
병원에 전화를 걸어 돈은 원하는 대로 드릴 테니 살려만 달라고 애원했지요.
그런데 이미 냉동실에 들어간 뒤였어요.” 
 
그는 “가해자 학생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셨다고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는 학교를 다 부숴버리겠다고 다짐했지요.
회사 직원들이 학교로 몰려가 항의하는 바람에 교장 선생님이 도망갈 정도였죠.
그런데 막상 영안실에 평안하게 누워 있는 아이를 보니 눈물만 났어요. 
 
내 죄와 업보가 많아 이렇게 된 건가 싶고. 복수를 한다고 아이가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니잖아요.
내가 난동을 피우면 아버지가 저러니 아들이 벌을 받았다 할 거고요.
제가 가톨릭 신자인데, 아들을 위해서라도 ‘원수를 사랑하라’는 하느님 말씀을 실천해 보기로 한 겁니다.” 
 
담당 검사는 “검사 생활을 18년 넘게 했지만, 자식을 때려죽인 사람을 용서해 달라는 부모는 없었다며 절대 안 된다”라고 했지만, 이대봉 회장은 직접 구명운동을 해서 가해자가 공부를 계속하여 서울대에 들어가게 도와주었습니다.
이 회장은 이어 아들 이름을 딴 ‘이대웅음악장학회’를 설립하여, 35년 동안 3만여 명의 학생들을 도왔습니다.
지금은 사비를 털어 서울아트센터를 개관하여
한국의 예술가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길을 닦아주고 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용서의 힘이 복수의 힘을 앞섭니다.” 
 
이대봉 회장은 용서를 위해서도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힘은 음식을 먹어야 생기고 운동을 해야 강해집니다. 용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적의 힘도 용서의 힘도 다 ‘믿음’의 결과입니다. 이분은 하느님께서 도와주시면 기적도 일궈낼 수 있다고 믿는 분이었으므로 용서도 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순종하는 이에게 주님은 힘을 주십니다.  
 
성당 신부로 있으면 내가 원하는 사목 방향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곳에 재정을 많이 할애하게 됩니다. 저는 이번에 첫영성체와 견진 아이들에게 많은 돈을 쓰고 소공동체를 위해서도 많은 재정을 할애하였습니다. 하느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용서의 힘은 하느님 뜻에 더 순종하려고 하는 이에게 더 주어집니다. 
 
이대봉 회장도 원수를 사랑하라는 하느님 말씀에 순종하려 했기 때문에 그 힘을 받았습니다.
그러면 용서가 됩니다.  
 
그런데 어떻게 주님께서 기적의 힘을 주시는 교회에 죄의 용서 권한은 주지 않으신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하느님의 자비를 인정하지 않는 마음이 악한 마음입니다. 
 
나라에서 무기를 나누어준다면 누구에게 주겠습니까? 나라를 지키는 군인에게 줍니다.
다른 용도로 쓰려는 사람에게는 줄 수 없습니다.
한 나라가 필요하면 자신을 전복시킬 수도 있는 무기를 군인들에게 나누어준다면 하느님께서 당신 일을 하려는 이들에게 무엇인들 주지 않으실 수 있겠습니까?
죄의 용서의 은혜를 저버리는 우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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